급격한 경영 악화로 사료를 먹일 여건조차 안 되면서 굶어 죽은 소들이다.
여건이 변화하지 않으면 남아 있는 소 40마리마저 굶어 죽을 처지다.
A씨는 "보험을 해지하고 논을 팔아 2년 전 빌린 사료값을 갚고 난 뒤 사실상 빈털터리가 됐다"며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소값이 대폭락하면서 축산농가가 벼랑 끝에 섰다.
3일 농협과 축산농가에 따르면, 육우 송아지 경매가격이 이날 현재 1만원 안팎으로 추락했다.
그나마 거래마저 뚝 끊긴 상태다.
일부 농가에서는 육우 3마리를 사면 1마리를 덤으로 얹어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아지 한마리가 돼지 삼겹살 1인분 가격(1만원 안팎)으로 추락했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오고 있다.
한우도 대폭락세에서 예외가 아니다.
순창에서 한우 100마리가량을 키우고 있는 축산농민 B씨는 "한우 역시 사료값 건지기도 힘들 정도"라며 "요즘 TV에서 수입쇠고기 광고가 나오는 것을 보면 맥이 풀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한우 600kg 산지 가격은 445만 원, 2009년 12월 635만 원과 비교하면 30%나 폭락했다.
한우 송아지도 2010년 280만 원 이던 것이 현재 129만 원으로 곤두박질했다.
지난 2010년 가격으로 회복하기까지 앞으로 2년은 소요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축가농가 입장에선 크게 오른 사료 값으로 소를 키울수록 손해가 커지는 구조이다.
이에 따라 축산농민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농사지을 땅마저 빚을 갚기 위해 처분한 A씨는 "이제 공공근로일자리를 알아봐야겠다"고 본지에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가격하락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축산당국은 국내 적정 한육우 사육규모를 250만 마리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국 사육규모가 300만 마리를 웃돌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 2009년 말 국내 한육우 사육규모가 263만 마리에 이르면서 적정선을 넘어서자 이듬해부터 가격파동을 우려하는 경고음이 울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당시 가격 전망을 통해 산지 수소(600kg)가 2010년 410만 원, 2011년에는 390만 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경고했다.
실제 가격 하락폭이 이런 전망치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 않았지만 수급불균형에 따른 가격 파동이 현실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사전 대책이 아쉬운 대목이다.
한우농가들은 1++등급이나 1+등급을 받지 않으면 키워봐야 적자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정부가 도태장려금 지급 정책이라도 펴서 수급조절에 나섰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격하락과 수입쇠고기 유통 등으로 사면초가에 놓인 한육우 사육농가들의 아우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