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하고 지각할 간 큰 직장인 얼마나 되나?

직장인 작은 권리 찾기의 재보궐 투표율을 높일 좋은 아이디어

재보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1년 4월 15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정영훈 변호사



▶정관용> 4.27재보선이 한 2주도 남지 않았는데, 그런데요, 재보선 투표율이 별로 높지 않아요. 이런 가운데 “샐러리맨들의 재보선 투표권을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또 아주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한 분이 있습니다. 현재 기업체 임원으로 계시고, 변호사세요. 어떤 내용인지 들어보죠. ‘직장인 작은 권리 찾기’라고 하는 시민단체를 하고 계시네요. ‘직장인 작은 권리 찾기’의 대표, 정영훈 변호사, 안녕하세요?

▷정영훈> 예, 안녕하세요?

▶정관용> ‘직장인 작은 권리 찾기’, 시민단체인가요?

▷정영훈> 예,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시민단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정관용> 언제 만드셨어요?

▷정영훈> 문제의식은 좀 오래 되었고요, 이번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좀 더 직장인들의 투표권을 보장해보자, 해서 오프라인에서 한 30여 명이 모인 것은 10일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정관용> 아, 이번 재보선을 계기로 활동이 본격화되고 있군요?

▷정영훈> 그렇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관용> 오늘 재보선 투표 권리를 쟁취하자, 샐러리맨 재보선 투표 권리를 쟁취하자, 아시아투데이라고 하는 곳에 기고를 하셨더라고요?

▷정영훈> 예, 그렇습니다.

▶정관용> 지금은 재보선 날짜가 휴일이 아닌 거지요? 그러면 직장인들 투표하기 어려운가요, 정말?

▷정영훈> 직장인들 투표가 그냥 어려운 게 아니라, 무척 어려운 환경입니다. 대한민국 샐러리맨들은 투표를 하고 싶어도 할 시간이 없어서 못 합니다.

▶정관용> 그래요? 아침에 나오면서 투표하고, 직장에 조금 늦게 가면 안 될까요?

▷정영훈> 저도 경기도에 살고, 회사가 종로에 있습니다. 차를 가지고 다니는데,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에 안 걸리려고 6시에 집에서 나오거든요. 그런데 직장 통근버스들도 6시에 대부분 경기도에서 출발을 합니다. 문제는 그러면 투표를 하고 나서 길이 막히거나 통근버스를 놓치면 지각하기가 딱 좋습니다. 그렇다고 직장 상사나 사장님께 “저 내일 투표 좀 하고 늦게 출근하겠습니다”,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간 큰 직장인이 대한민국에 얼마나 되겠습니까?

▶정관용> 아니, 투표라고 하는 건 신성한 권리이자 의무인데, 그거 말할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정영훈> 저희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이런 농담이 있습니다. “간 큰 남편은 용서받을 기회라도 있지만, 간 큰 직장인의 책상은 한번 사라지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관용> 그 간 큰 직장인이라는 표현을 지금 두 번, 세 번 쓰셨는데, 그만큼 회사 분위기상 재보선 투표 때문에 늦는다라는 걸 용납 안 하는 분위기다, 이런 거지요?

▷정영훈> 그렇게 직장인이 먼저 이야기를 하기가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라는 거지요.

▶정관용> 어허. 현재 변호사시니까 여쭤보는 건데요, 현재 법 조항들이 어떻게 되어 있어요? 이것과 관련해서는?

▷정영훈> 법률 이야기를 물어보시면, 지금 현재 법에, 직장인들의 투표권은 보장은 되어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10조에 사용자는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선거권 행사를 위해 필요한 시간을 청구하면 거부하지 못한다, 이렇게 되어 있고요.

▶정관용> 명시적으로 되어 있네요?

▷정영훈> 공직 선거법 6조 3항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사용자가 이 근로기준법 조항을 어기면 징역 2년 또는 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처벌 조항도 있습니다.

▶정관용> 어이구, 강력하군요?

▷정영훈> 예, 그러나 문제는 직장인들이 먼저 청구를 해야 된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정관용> 그런데 청구를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는 법이 있어봤자 소용이 없다?

▷정영훈> 그렇지요. 그러니까 직장인이 자기가 직장 내에서 소이 찍힐 걸 감수하고라도, 문제제기와 자기 권리를 주장해야 하는데, 먼저 청구를 해야 되니까 그런 용기를 못 내는 그런 분위기라는 말씀입니다.

▶정관용>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정영훈> 그래서 저희가 4월 14일 날 과천에 있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가서 법을 좀 고쳐서 이걸 명문으로 입법화하자는 입법화를 촉구하는 질의서를 제출해놓은 상태입니다.

▶정관용> 어떻게 법을 고치면 됩니까?

▷정영훈> 그게 저희 작은 권리 모임에서도 연구가 깊게는 안 되어 있습니다만, 이 선거가 동시 선거, 그러니까 임기 만료로 끝나는 전국 동시선거가 있지 않습니까?

▶정관용> 총선, 대선, 뭐 지방선거 이런 거요?

▷정영훈> 예, 그 부분에 있어서는 2010년 의원 발의로 휴일로 정하자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올라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관용> 지금도 휴일 아닌가요?


▷정영훈> 지금은 관공서의 휴일에 관한 규정이라는 대통령령에 의해서 관공서만 휴일이고, 학교가 쉬고, 대기업들이 사실상 동참하다보니까 유권자들이 휴일로 느끼지만, 중소기업이나 일용 노동자들은 전혀 투표권 행사를 보장받고 있지 못합니다.

▶정관용> 아, 그래요? 총선, 대선일도 지금 다 휴일로 알고 있는데, 그게 법률적으로 된 게 아니군요?

▷정영훈> 예,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래서 이걸 법으로 명기하자는 입법안이 하나 나와 있다?

▷정영훈> 그래서 저희는 그것뿐만 아니라, 총선, 대선이나 재보궐 선거나 국민의 대표를 뽑는다는 데서는 똑같지 않겠습니까? 그러니까 재보궐 선거는 특히 투표율이 낮아서, 세금 잘 내는 직장인들이 투표를 못함으로써, 조직선거가 되고 유권자의 10%의 지지로 당선이 되는 사람이 나오는 민주주의의 왜곡이 일어나니까, 법에다가 사용자들로 하여금 두 시간 이상의, 두 시간 가량의 유급휴가를 준다는 규정을 법에 법제화함으로써, 회사라든지 사용자들이 의무감을 느끼고 먼저 이번 보선에 가서 적극적으로 투표를 해라, 이렇게 회사에서 알려주면 우리 직장인들이 마음 편안하게 근로기준법 상의 자기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다는 거지요.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재보궐 선거 시에는 두 시간 가량의 유급휴가를 주도록 법에 명문화하자?

▷정영훈> 그렇습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총선, 대선 이런 거는 하루 전체를 휴일로 하는 법 명문화가 필요한 거고?

▷정영훈> 그건 이미 의원 입법으로 발의가 되어 있고요.

▶정관용> 중앙선관위에 문의하니까 거기에서는 뭐라고 그러던가요?

▷정영훈> 중앙선관위에 저희 질의서에 대해서 아직 공식 답변은 안 온 상태이고요, 그 담당자께서 하시는 말씀이, 아까 말씀드린, 총선, 대선에 대해서는 입법 발의가 되어 있는데, 재보선에 대해서는 충분히 생각을 못한 듯한. 그래서 저희가 강력하게 촉구를 하고 왔습니다.

▶정관용> 좋네요. 좋은 생각인데요. 정 변호사님, 경기도 사신다고 했는데, 분당이에요, 혹시?

▷정영훈> 아닙니다. 저는 과천에 살고 있습니다.

▶정관용> 그럼 이번 4.27 재보선에는 해당은 안 되는군요?

▷정영훈> 해당은 안 되는데, 저희 직원들이나 제 주변에 그런 분들이 많고.

▶정관용> 그분들에게 투표하고 오라고 꼭 이야기하세요.

▷정영훈> 저는 그렇게 할 예정입니다.

▶정관용> 네, 말씀하신 그 아이디어가 아마 의원 입법에 좀 추가되어서 한번 바꾸는 김에 제대로 좀 바꿨으면 좋겠네요. 예,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영훈> 예, 감사합니다.

▶정관용> 예, 직장인 작은 권리 찾기의 대표이신 정영훈 변호사, 재보궐 선거시에 두 시간 휴가, 명문화하자,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