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당·정·청 회의는 여당 수뇌부와 총리, 부처 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등이 참석해 정책현안을 두고 논의하는 당·정·청간의 최고 협의기구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 김기춘 비서실장, 정홍원 국무총리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등이 지난 19일 이 고위 당·정·청 자리에서 만났다.
이런 고위 당·정·청 협의는 현 정부 들어서는 두번째이고 김무성 대표 취임 이후에는 처음 열렸다.
이 자리에서 당·정·청은 최근 핫 이슈가 되고 있는 '공무원 연금개혁안'을 올해안에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했던 공무원 연금개혁을 위해 당정청의 고위 정책협의가 가동되고 처리 당위성과 시기에 합의하는 등 표면적으로 당청이 긴밀하게 정책을 조율해가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이것은 정부에서 주도할 일이냐, 당에서 주도할 일이냐 라며 서로 미룰 그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이 엄청난 개혁작업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권적 차원에서 협조해서 같이 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이어 공무원 연금개혁 TF를 구성하고 22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미 특별위원회를 맡아온 이한구 의원이 TF 팀장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새정치민주연합 공적연금 TF 단장인 강기정 의원과 손발을 맞추면서 올해안에 공무원 연금개혁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이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목표다.
물론 공무원 연금의 개혁을 두고 당사자들인 공무원들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던 공청회를 무산시키는 등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당내에서도 '공무원 표심'을 생각하면 쉽사리 밀어부칠 일은 아니라는 의견들도 상존하고 있다.
또 각당 TF 가동과 함께 연석회의 개최에 합의한 야당도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상충된 법도 많아서 시간을 두고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신중한 입장이어서 공무원 연금개혁안의 연내처리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취임 3년차를 앞둔 박근혜 대통령으로서는 갈길이 바쁜 상황이라 연내 공무원연금 개혁을 매듭지으려는 의지가 강하지만 여당에서는 공무원 연금개혁이 지닌 인화성 때문에 겉으로는 개혁에 동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여러가지로 생각이 복잡하다.
당장 내년에는 선거가 없지만 공무원을 적으로 돌릴 경우 후 내년과 2017년으로 이어지는 총선과 대선 전선에 난기류가 형성될 것으로 판단해 완급조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개헌문제를 두고는 당청간 기류가 심상치 않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1일 기자들과 만나 "김무성 대표가 중국에서 개헌 발언을 한 것은 불찰이라고 말했지만, 우리는 대표 되시는 분이 실수로 언급했다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자가 노트북을 두고 받아치는 상황에서 개헌을 언급한 것은 기사화를 염두에 두고 말했다고 보는 것이 정상"이라며 청와대의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직접 기자들에게 김 대표의 '상하이발 개헌론'에 대해 말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적어도 개헌문제를 두고는 당청간 기류가 공무원 연금개혁을 둘러싼 정책협의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이를 두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해명 할 때에 일체 앞으로 개헌에 대한 얘기하지 않겠다고 내가 얘기했지 않습니까. 지금도 어떠한 경우에도 얘기 할 생각이 없다"라며 다시한번 개헌론 제기를 거둘 뜻임을 밝혔다.
그러나 CBS 의원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의원 116명이 개헌에 찬성한다는 답을 해둔 상태인 만큼 2014 정기국회가 마무리 되고 나면 '개헌논의'는 언제라도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 당청관계는 다시 요동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