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방중 일정 마지막 날인 이날 오전 상하이의 숙소에서 기자들을 모아놓고 "정기국회가 끝나면 개헌 논의의 봇물이 터지게 된다. 봇물이 터지면 막을 길이 없다. 다음 대선이 가까워지면 개헌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오스트리아식 이원집정부제가 의원들 사이에서 부상하고 있다. 이원집정부제도 검토해봐야 한다"면서 빈말이 아니라 관련 검토를 충분히 해왔음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지난 8월 관훈토론회에서도 "현행 5년단임 대통령제는 우리 실정에 맞지 않는다. 무능한 대통령에게는 너무 길고, 유능한 대통령에게는 너무 짧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경제의 블랙홀을 유발시킨다"며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제동을 걸었던 박 대통령의 뜻이 10일만에 집권여당 대표에 의해 거부당한 셈이다.
김 대표가 작심하고 개헌 논의의 본격화를 선언한 이상, 논의의 동력이 새로 마련될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김 대표뿐 아니라 여야 대다수 의원이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공식적으로는 '개헌추진 국회의원 모임'에 개헌안 발의선인 '재적 과반'을 넘는 155명의 여야 의원이 가입돼 있다. 모임 여야 간사는 새누리당의 사무총장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원내대표가 각각 맡고 있다.
아울러 정의화 국회의장이나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대위원장 등 여야 중진들도 조속한 개헌 논의에 공감하고 있다는 점 등 김 대표의 봇물론이 현실화될 조건이 충족돼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CBS와의 통화에서 "김무성 대표의 발언은 정치권의 개헌 논의에 있어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발언에는 개헌모임 155명의 의원과 다수 국민들의 뜻이 제대로 반영됐다. 청와대가 어떤 생각이든 국회는 그것과 다른 차원의 일을 하는 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