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美中, 대화 또는 대결?…숨가쁜 외교전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와 관련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남북 실무접촉이 17일 오전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려 양측 대표단이 악수를 하고 있다.(통일부 제공) 황진환기자
미국의 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제, '사드‘(THAAD)의 한국 배치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동북아시아 외교전이 숨가쁘게 전개되고 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조만간 미국을 방문해 북한 핵과 한미동맹,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등에 대해 정책조율에 나선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사드‘배치 논의이다.

김 실장이 이번 방미에서 사드 한국배치에 대한 논의를 마치면 한미 양국은 다음달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안보협의회에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두 나라는 사드를 한국에 배치하기로 사실상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주한미군 기지에 배치해 운용한 뒤 구매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 페트리어트미사일 방어체제인 PAC-2를 독일에서 구입해 사용하다 주한미군에 배치된 PAC-3를 오는 2016년부터 구매하기로 한 전례를 따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6월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제안한 바 있다고 밝혔고, 김 실장도 국회에서 주한미군 배치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사드의 한국 배치가 가시화되면서 정부는 중국 등 주변국의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됐다.

특히 중국은 사드 배치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미국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중국 포위전략의 하나라고 경계하고 있다.


실제로 사드의 핵심인 X밴드레이더는 탐지거리가 1000km 이상이어서 한국에 배치되면 중국 동부의 군사적 움직임을 샅샅이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한은 사드 배치를 고리로 중국을 자신들의 편에 묶어 두면서 대남 대미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일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방위체계 구축 책동으로 조선반도와 동북아시아 정세는 매우 위험천만한 상태에 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이미 전부터 남조선에 전개되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위체계가 자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고 여러 차례 경고를 했다”며 이 문제에서 북중이 같은 편임을 강조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북한 외교수장으로서는 15년 만에 미국을 방문하는 리수용 외무상이 오는 24일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서 어떤 신호를 보낼지도 관심이다.

북한은 억류 중인 미국인 3명의 CNN 방송 인터뷰를 최근 허용하면서 사실상 북미대화를 압박했다. 미국과 대화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 북한이 최근까지도 미국의 위협 때문에 핵무기 개발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혀온 점에 비춰볼 때 상황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리수용 외무상은 지난달 아세안지역포럼에서 북한의 핵 보유는 미국의 적대시정책 때문이라고 밝혔고 북한 유엔대표부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런 가운데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준국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오는 8∼9일까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글랜 데이비스 국무부 대복정책 특별대표 등을 만난다.

양 측은 최근 재가동 징후가 포착된 영변 원자로 등 북한의 핵 활동을 평가하는 등 북핵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을 조율하고 북미대화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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