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렵 감시 웹사이트 '와일드리크스' 주목

지난 2010년 미군의 기밀문서를 공개해 전세계적인 파장을 일으킨 폭로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처럼 야생동물 밀렵행위를 전문적으로 감시하는 웹사이트가 등장했다.

지난 2월 운영을 시작한 '와일드리크스'(WildLeaks)는 이름 그대로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익명의 제보를 받고 있다고 AFP통신이 25일 소개했다.

현장에서 밀렵·밀수꾼 한 명 한 명을 단속하기보다는 고발을 통해 밀렵 산업의 우두머리를 밝혀내고 밀렵을 근절하겠다는 것이 이 웹사이트의 취지다.

와일드리크스의 설립자인 안드레아 코스타(45)는 "시시한 밀렵·밀수꾼을 쫓는 것이 아니라 부패한 정부 관계자를 포함해 밀렵산업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을 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타는 2011년 직접 밀수꾼을 만나고 여러 소식통으로부터 정보를 얻는 등 18개월간의 독자적인 조사를 통해 상아 거래가 소말리아의 이슬람 무장단체 알샤바브의 주요 자금줄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했다.

와일드리크스는 지금까지 암호화와 익명 소프트웨어를 통해 총 45건의 제보를 접수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의 호랑이 밀렵부터 동러시아·멕시코의 불법 벌채, 미국 내 야생동물 제품 밀수에 관한 내용까지 다양한 제보와 내부고발이 쏟아졌다.

특히 케냐의 권력자가 상아 밀렵의 배후에 있다는 고발도 들어왔다.

코스타는 AF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케냐 정부와 관련이 있는 막강한 인물이 상아 거래의 배후에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처음으로 제보 내용을 공개했다.

와일드리크스는 고발내용 중 일부를 사법기관과 자연보호기구에 넘겼으며 2건은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에도 2건의 제보에 대해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와일드리크스의 고발시스템이 고질적인 야생동물 밀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야생동물 거래 감시단체 트래픽(Traffic)의 리처드 토머스 박사는 "야생동물 범죄분야에서는 새로운 접근방식이다"라며 "쓸만한 정보가 들어오고 법집행기관에 이 정보가 바로 전달된다면 와일드리크스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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