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에볼라 대책 긴급위원회 개최…사망자 932명으로 늘어

나이지리아 감염자·사우디 의심환자 사망…희생자 증가할 듯

세계보건기구(WHO)가 6일(현지시간) 서부 아프리카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과 확산 방지를 위한 세계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PHEIC)의 선포 여부를 결정할 긴급 위원회를 개최했다.

전 세계 면역 및 백신 전문가들이 전화 컨퍼런스 형태로 참가하는 이번 긴급위원회 회의는 7일까지 진행되며,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제 간 전파 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게 된다.

긴급위원회는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로 전파될 우려가 크다는 판단을 내릴 경우 PHEIC를 선언하고 여행 자제를 비롯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에게 제시하게 된다.

긴급위원회에 참가하는 전문가들은 특정 국가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전문가 자격으로 참여한다.


WHO 긴급위원회는 이에 앞서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확산됐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공중보건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고 있지만, 아직 사람과 사람 간에 바이러스가 전파된다는 증거가 없어 PHEIC를 선언할 단계는 아니라고 결정한 바 있다.

또한 에볼라 바이러스보다 감염 사례가 적었던 파키스탄 등의 야생 소아마비 바이러스 때에는 전파를 막도록 예방접종 의무화 등 강력한 조치를 권고했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이번 긴급 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WHO는 이날 에볼라 바이러스 관련 성명을 통해 아프리카 서부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에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108건의 새로운 감염 사례가 확인됐으며 4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를 국가별로 보면 기니는 10건의 감염과 5명 사망, 라이베리아 48건 감염에 27명 사망, 나이지리아 5건 감염에 사망자 없고, 시에라리온은 45건 감염에 13명 사망이다.

이 발표를 지난 2월 이후 서아프리카 지역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및 사망자 수와 합산하면 감염 1천711건, 사망 932명이다.

하지만, 6일 나이지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앞으로도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는 별도로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6일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남성이 숨졌다. 이 남성은 사업상 시에라리온을 다녀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해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온 사례가 된다.

나이지리아에서 감염된 미국인 의료진 2명이 아직 승인되지 않은 약을 복용한 이후 병세가 호전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임상실험도 끝나지 않았고 양산체제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당장 치료약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챈 WHO 사무총장은 이에 앞서 5일 회원국 대표들에게 지난 1일 서아프리카 국가 정상들과 했던 긴급 대책회의 내용을 설명하면서 앞으로 이들 지역의 이동을 줄이고,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나이지리아 등에 대한 현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한편 아프리카 다른 국가나 아프리카 이외 지역으로의 확산을 막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브리티시에어는 공중 보건 위기를 이유로 오는 31일까지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을 오가는 항공편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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