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휴식기 이후 22일부터 후반기가 시작된 지 2주가 지난 시점. 심판 합의 판정은 총 19번 이뤄졌다. 이 중 8번 판정이 번복돼 42.1%의 성공률을 보였다. 40%대를 보이고 있는 메이저리그와 큰 차이는 없다.
그렇다면 합의 판정 번복이 승패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당초 각 구단 감독들과 전문가들은 판정 번복이 승부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단 8번의 판정 번복 사례에서 합의 판정을 요청한 팀이 승리한 것은 4번이었다. 여기에는 상대팀도 한 차례 번복을 이끌어낸 경우도 1번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3번으로 볼 수 있다.(아래 표 참조)
하지만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7월 27일 넥센은 SK전 1회 유한준의 1루 땅볼이 합의 판정을 거쳐 내야 안타로 번복됐다. 이후 박병호의 3점 홈런이 나와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고, 결국 10-6으로 승리했다.
7월 25일 NC-삼성전도 대표적이다. 삼성 나바로는 1회 견제 아웃에서 기사회생해 박석민의 희생타 때 홈을 밟았고, 이어진 공격에서 팀은 추가점까지 올렸다. 기선 제압의 발판이 된 번복이었다.
NC도 합의 판정의 덕을 봤다. 3-6으로 추격한 6회 김종호의 1루 땅볼이 내야 안타로 번복된 뒤 박민우의 3점 홈런이 터져 동점까지 만들었다. 7, 8회 2점씩을 추가한 삼성의 10-6 승리로 끝났으나 합의 판정의 중요성을 일깨운 경기였다.
지난 1일 KIA도 삼성전에서 5회 상대 박한이의 투수 땅볼 실책 세이프를 아웃으로 만들었다. 2-4, 2점 차에서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했다면 단숨에 승부가 기울 수 있었다. KIA는 7회말 2점을 내 동점을 만들었다. 비록 후반 2실점해 졌지만 역전승이 됐다면 의미가 컸을 번복이었다.
이외에도 합의 판정은 상대 투수 등을 미묘하게 흔들 수 있는 변수로도 작용할 수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언제 어떻게 합의 판정을 신청하느냐도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한국형 비디오 판독, 심판 합의 판정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