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후보자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았지만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이인제 의원, 강창희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법조인과 언론인 출신 총리후보자들이 재산과 역사인식 문제로 낙마하자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는 ‘청문회 통과를 총리 인선의 제 1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정치인 총리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
친박계로 분류되는 3선의 유기준 의원은 20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창극 후보자에 대한 반대여론이 너무 높게 나와 청문회까지 가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제는 (청와대가)정치권 인사를 중심으로 (후보자를)찾아보는 중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충청 출신 김태흠 의원도 “후보자가 낙마하거나 낙마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아무래도 정치인이 제일 무난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수도권 재선의 김학용 의원은 “총리인선의 관문으로 청문회가 있으니까 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그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기준과 도덕성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는 고위공직자 인선관련 입장을 밝혔다.
‘더 이상의 인사실패가 있어서는 곤란하다’는 기류가 여당내부에 확산되면서 친박과 주류-비주류를 불문하고 충분한 검증이 이뤄져 청문회 통과가 쉬운 정치인 출신을 후보자로 선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새누리당 당권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당권주자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유력 당권주자인 김무성 의원은 19일 언론인터뷰에서 “안대희 총리후보자가 낙마한 뒤 당에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후보로 추천했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의 발언에는 김문수 전 지사의 전당대회 출마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다분히 견제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되지만 김 전 지사가 행정경험을 갖춘데다 차기주자로 분류되는 인물이란 점에서 여당과 청와대의 관심을 끌었다.
김무성 의원의 라이벌인 서청원 의원은 20일 서울 도봉구 당원간담회에서 “국민의 70%가 (문창극 후보자를)지금 원치 않고 있다”며 “며칠전 깊은 성찰을 통해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버티고 있는 것은 총리감으로서 국민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문 후보자의 사퇴를 강하게 압박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의 전체적인 기류가 문창극카드를 버리는 쪽으로 급선회하면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 정치인들의 이름이 총리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김무성, 서청원, 이인제 등 빅3 주자는 물론이고 김태호, 김영우, 김상민 등 모든 전대 출마자들이 청문회 통과를 주요기준으로 꼽고 있는 상황이어서 정치인 총리론이 급부상하는 양상이다. 총리감으로 거론되는 정치인 가운데 강창희, 김문수 의원은 검증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인제 의원도 조각 당시부터 총리감으로 거론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