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을 내주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흔들리지는 않았다. 유럽의 다크호스 벨기에가 알제리를 상대로 후반 역전극은 연출하며 한국을 비롯한 H조 라이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18일(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에스타디오 미네이랑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H조 벨기에와 알제리의 경기.
전반 24분 페굴리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준 벨기에는 뒷문을 잠근 알제리의 수비벽을 뚫지 못해 고전했다. 에당 아자르를 앞세워 끈질기게 알제리의 수비 뒷 공간을 노려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최강다운 면모는 온데간데 없었다.
전반전까지는 그랬다. 벨기에는 후반 들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후반전의 주인공은 동점골을 만든 마루앙 펠라이니도, 역전골의 주인공 드리스 메르텐스도 아니었다.
펠라이니와 메르텐스를 후반에 투입해 역전을 이끌어낸 마르크 빌모츠 감독의 용병술이 가장 돋보였다.
빌모츠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돌파력이 좋은 메르텐스를 투입했다. 후반 13분 공격수 디보크 오리지를 투입했고 후반 20분에는 펠라이니를 출전시켰다. 빌모츠 감독은 빠른 시간에 교체카드 3장을 소진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94cm의 장신 펠라이니가 교체 출전 5분 만에 동점 헤딩골을 넣었다. 그로부터 10분 뒤 메르텐스가 역습 상황에서 아자르의 날카로운 패스를 받아 역전골을 터뜨렸다.
앞서고 있는 팀이 끝까지 골문을 지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벨기에는 과감한 교체카드 활용으로 상대의 집중력과 체력 저하를 이끌어냈다. 오리지와 메르텐스가 들어가면서 스피드가 나아졌고 펠라이니는 교체 아웃된 루카쿠를 대신해 중원에서부터 압도적인 힘과 높이로 상대를 위협했다.
벨기에는 선수층이 두텁다. 후반 전술 변화를 위해 뺀 선수가 90분 내내 뛰어도 이상할 게 없는 루카쿠와 샤들리였다. 이처럼 선수 자원이 많다보니 후반전에 어떤 교체 카드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다. 전반까지의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결국은 '스타 파워'라는 장점을 더욱 부각시킨 경기가 됐다.
벨기에는 그들만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동점이 되자 알제리는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벨기에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날카로운 역습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아자르는 눈부신 질주와 패스로 한국의 경계대상 1호다운 모습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