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닝 "미군, 언론 통제로 이라크 상황 속여와"< NYT>

"이라크 선거 부정에 미군 공모"…언론 통제도 비판

지난 2010년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첼시 매닝 전 미군 일병이 이번에는 이라크 사태와 관련해 미군이 그간 이라크의 상황을 숨겨왔다고 비판했다.

매닝 전 일병은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미군이 언론 조종과 과도한 기밀 유지를 통해 미국 국민이 이라크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먼저 그는 2010년 3월 이라크 대선 당시 투표 잉크가 묻은 손을 자랑스레 내보인 이라크 여성의 사진과 성공적인 대선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며, 이 기사들이 안정되고 민주적인 이라크를 만들기 위한 미군의 작전이 성공적이었다는 숨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이라크의 상황은 훨씬 복잡한 상태였다면서 당시 재선을 앞둔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 편에 선 이라크 내무부와 연방경찰은 반체제 인사들을 찾아 가혹한 탄압을 저지르고 붙잡힌 사람들은 고문당하고 살해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매닝은 또 2010년 초 '반(反) 이라크 인쇄물'을 만든 15명을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았지만, 이들이 테러와는 아무 관련이 없으며 말리키 행정부에 대한 학문적인 비평을 한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매닝은 이를 상관에게 보고했으나, 반 이라크 인쇄소를 추가로 찾는 이라크 연방경찰이나 도우라는 답이 돌아왔을 뿐이었다면서 미군이 이처럼 이라크의 선거 부정에 공모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언론에서는 이런 사실이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로 이라크의 미국 기자 수가 적었을 뿐더러 미군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자신이 이라크에서 복무할 당시 현지에 파견된 기자 수는 12명을 넘지 않았다며 3천100만명의 국민과 11만7천명의 미군이 있는 이라크에서 고작 12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국 기자들이 미군 작전을 취재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파견 기자들은 모두 미군 공보실 관계자들의 조사를 거치며, 미군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경우에만 허가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들 기자는 나아가, 파견이 결정되더라도 모두 작전 보안을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미디어 기본 원칙 동의서에 사인해야 하며 미군이 일방적으로 파견을 끝낼 수 있었다고 매닝은 지적했다.

매닝은 기자들이 미군의 언론인 파견 시스템을 개혁해야 한다고 요청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이 있다고 강조하는 한편, 미군 역시 작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 정보는 빠르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닝은 2009∼2010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정보 분석병으로 근무하면서 전쟁 관련 비디오와 수십만건의 기밀문서, 그리고 미국 국무부의 외교 전문 등을 위키리크스에 유출한 혐의로 35년형을 선고받고 캔자스주(州) 포트 레번워스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그는 지난해 자신의 성 정체성이 여성이라고 밝히고 개명을 신청했으며 지난 4월이름을 브래들리에서 첼시 엘리자베스로 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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