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방한, 한반도 평화·화해에 초점 맞춰야"

제14회 가톨릭포럼 "개인·지역·교구별 업적과시 우려"

오는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개인과 지역, 천주교 교구별 업적 과시형으로 진행돼서는 안 되며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스자좡(石家庄)신학대 교수 김병수 신부는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4회 가톨릭포럼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한반도 통일의 역학적 관계 전망' 발제를 통해 이런 견해를 밝혔다.

김 신부는 "과거 두 차례 교황의 방한과 달리 이번에는 주체가 다자적이고 방한 일정이 매우 분산돼 있으며, 각 개인이나 지역 공동체, 교구 등에서 개별적으로 바티칸과 접촉하면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칫 교황 방한의 의미와 효과가 축소될 수 있고 범 국민적으로, 국제적으로 중요한 방한이 실패작으로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지금 한반도에 가장 중요하고 필연적인 과제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 평화통일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김 신부는 강조했다.

그는 "20∼30년 안에 다시 얻기 어려운 이번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한국과 한국의 가톨릭은 평화통일의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강조하는 대규모 행사와 북한을 향한 평화의 메시지가 주어진다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해 서강대 교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복음의 기쁨'에 나타난 시간 중시, 일치 중시, 실재 중시, 전체 중시의 네 가지 갈등 해소 원칙은 한민족의 통일과 관련해 엉킨 문제를 성찰하는 데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교황 방한을 통해 방문국의 이익 차원에서 어떤 메시지를 받고자 한다면 지나치게 편협한 생각"이라며 "교황이 양심과 신앙의 자유를 갈구하는 모든 사람과 정당하지 못한 정치적 폭력에 고통받는 모든 인류에게 살아있는 복음의 기쁨을 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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