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자민당 부총재와 기타가와 가즈오(北側一雄) 공명당 부대표 등은 오전 중의원 의원회관에서 '안전보장법제 정비에 관한 여당협의회' 2차 회의를 열고 약 1시간 동안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은 지난 20일 열린 1차 협의에서 입장차가 가장 큰 집단 자위권 논의는 마지막으로 미루기로 함에 따라 먼저 '그레이존 사태(경찰과 자위대 출동의 중간단계에 있는 사태)'에 대해 정부가 제시한 사례들을 토대로 협의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세부적으로는 그레이존 사태 중 어민으로 위장한 무장집단의 낙도 상륙시 대처, 공해상에서 훈련 중인 자위대가 일본 선박이 해적의 공격을 받는 상황과 조우했을 경우의 대응 등을 논의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협의후 고무라 자민당 부총재는 "(양당의) 인식이 꼭 일치했다고 말할 수 없다"고 전했고, 기타가와 공명당 부대표는 그레이존 사태 관련 "(정부가 제시한) 사례는 운용의 문제가 많다"며 "(법 정비가) 필요하다고 현재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본경기'에 해당하는 집단 자위권 관련 논의에 돌입하기 전부터 양당간 논의가 순탄치 않게 진행되고 있는 데 대해 교도통신은 "공명당에 타협할 조짐이 없어 연립여당 협의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협의에서 정부는 테러집단에 의해 해외의 일본인 생명이 위협받게 됐을 때 '영역국의 동의'에 기반해 일본인을 구출하는 내용을 포함한 총 15개 사례를 법제정비가 필요한 상황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본토 무력공격을 받은 미국이 일본 부근에서 작전을 할 때 미국 군함을 보호하는 상황'을 15개 사례 중 하나로 제시하면서 "미국 본토가 일본 부근에 있는 공격 국으로부터 대량살상무기를 탑재한 탄도 미사일에 의한 대규모 무력 공격을 받았다"는 표현을 담았다. 이는 결국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을 상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부는 집단 자위권에 대한 신중론을 굽히지 않는 공명당의 입장을 감안, '집단 자위권'이라는 표현을 사례집에서 사용하지 않았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27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 일본판과의 인터뷰에서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 문제에 대해 "국민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과제로, 반대가 강하다"며 "현재 법 정비의 상황이 좋은지, 혹은 헌법의 해석이 좋은지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국민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집단자위권은 동맹국 등 밀접한 관계를 맺은 국가가 공격당했을 때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대신 반격하는 권리다. 아베 총리는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헌법 해석을 변경하겠다는 구상을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공식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