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배터리의 수명이 한 달 정도에 불과해 실종 38일째에 접어든 14일(현지시간) 블랙박스 신호로 실종기를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무인 잠수정을 통한 실종기 잔해 탐색에 나선 것이다.
이날 밤 수색 작업에 투입되는 잠수정 블루핀-21은 수중에서 탐지된 음파로 3차원 해저 지도를 구성해 실종기 잔해 위치를 찾도록 돕는다.
블루핀-21은 최고 4천500m 수심까지 내려가 고해상도 영상을 생산하며 최장 25시간 작동할 수 있다.
첫날 임무에서 블루핀-21은 잠수에 2시간, 40㎢ 범위의 해저 수색에 16시간, 수면 복귀에 2시간, 수집 데이터 전송에 4시간씩 사용된다.
블루핀-21은 블랙박스 위치 탐지기 '토우드 핑어 로케이터'(TPL)에 비해 같은 범위를 수색하더라도 여섯 배의 시간이 걸리고 두 기기를 동시에 작동시킬 수는 없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수색당국은 그동안 블랙박스가 내보내는 신호를 탐지해 실종기 잔해를 찾는 방안에 주력해왔으나 블랙박스의 작동 중단 가능성이 커지면서 잠수정 투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5일 중국 해양순시선이 블랙박스가 내보내는 주파수 37.5㎑의 신호를 탐지해낸 것을 시작으로 그간 4차례 신호 탐지가 이뤄져 실종기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으나 최근 6일간은 추가 탐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지난 11일 "탐지된 신호가 실종기 블랙박스에서 나온 것이라 확신한다"고까지 밝혔으나 명백한 증거가 확보되지는 않은 형편이다.
블랙박스 위치 탐지기 생산업체의 제프 덴스모어는 13일 미국 CNN 방송에 출연해 "실종기 블랙박스 배터리가 필시 수명을 다했거나 거의 다했을 것"이라며 "아직 수명이 남아 있어도 지금쯤은 신호가 매우 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색당국은 잠수정을 통한 수색에 기대를 걸고 있기는 하지만 블랙박스 신호 탐지를 통한 실종기 위치 파악에 사실상 실패한 터라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앵거스 휴스턴 JACC 소장은 "무인 잠수정 배치로 실종기 잔해를 탐지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있지만 탐지하지 못할 수도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매우 느리고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 잠수정 투입과 별개로 항공기와 선박을 이용한 수색은 계속된다.
이날 항공기 12대와 선박 15대가 호주 퍼스 북서쪽으로 2천200㎞ 떨어진 4만7천600㎢ 범위의 남인도양을 수색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성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 시각을 통한 수색 작업은 2~3일 내로 종료할 예정이라고 휴스턴 소장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