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감회 자리를 마련한 가수를 살펴보면 가장 최근에 조성모가 있었고 올해 솔비, 넬, 투애니원(2NE1) 등이 동참했다. 지난해엔 조용필을 시작으로 신승훈과 이적이 음감회를 열고 앨범을 미리 들려줬다. 대상은 주로 언론, 음악 관계자, 팬들이다.
쇼케이스는 음감회보다 빈도가 높다. 올해만 해도 걸스데이, 백퍼센트, 투하트, 비트윈, 달샤벳, 갓세븐, 탑독, 레인보우블랙, 방탄소년단, 비투비 등이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이선희, 소찬휘, 이상은, 김바다도 쇼케이스를 선택했지만 대부분은 아이돌그룹이다.
음감회 태생은 인디
공식적인 음감회의 시작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에피톤 프로젝트는 팬들을 대상으로 한 음감회를 개최했다. 팬들과의 소통 창구가 거의 없던 이들은 새 음반의 홍보를 겸한 이벤트 차원에서 음감회 자리를 마련했다.
효과는 대단했고 2012년에는 네이버뮤직과 협력해 규모를 키웠다.
소속사 파스텔 뮤직 관계자는 “앨범을 팬들에게 가장 먼저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팬클럽과 함께 음감회를 진행했었다. 반응이 좋아 이후에 조금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네이버뮤직과 협의 하에 스페셜 코너를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2012년 음감회 당시 에피톤 프로젝트는 앨범에 직접 찍은 사진을 수록한 만큼 이 사진들을 인화해서 전시했고, 음감회가 끝난 이후 팬들에게 선물로 나눠주는 이벤트를 했다.
파스텔 뮤직 관계자는 “매출 상에서 엄청나게 눈에 띄는 변화는 없었으나 온오프라인에서 다시 한 번 순위권에 진입했다”며 “당시 메이저 및 인디 기획사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몇몇 기획사는 직접 회사로 연락을 취해 기획과정을 문의하기도 했다”고 했다.
에피톤 프로젝트 이후 2011~2012년에 장기하와 얼굴들, 버벌진트, MC스나이퍼, 십센치 등이 음감회를 개최했다. 2012년에는 지드래곤이 솔로앨범의 음원이 공개되기 전후로 전 세계 팬들과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독특한 형태의 음감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팬들을 대상으로 하던 음감회는 이후 언론과 음악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음감회로까지 변화했고, 주류로 올라서게 됐다.
조성모는 최근 새 앨범 음감회 자리에서 “차분하게 음반에 대해 설명하고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는 가수들이 음감회를 개최하는 가장 큰 이유다.
음감회는 앨범 전곡을 함께 듣고 또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마다 곡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또 바로바로 쌍방향 소통도 이뤄진다. 보통 많아야 3곡 정도의 무대를 보여준 뒤 몇 번의 질문과 답이 오가는 쇼케이스보다는 앨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조성모 측 관계자는 “가수들은 하나의 앨범을 만들어내기까지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한다. 앨범을 어떻게 만들게 됐고 어떤 곡들인지 자신의 노래를 자신이 직접 소개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그걸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음감회”라고 했다.
음반 관계자들은 쇼케이스는 무대를 보여주기 때문에 전체적인 콘셉트를 알리는 데 효과적이고 음감회는 앨범 그 자체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팬들 중심인 쇼케이스와 달리 음악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음감회의 경우 앨범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오간다. 가수들은 앨범 발매 전 평가를 받고자 하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하고, 넬의 경우처럼 설문용지를 마련해 곡 선호도를 알아보기도 한다.
다소 낯설었던 음감회가 최근 많아진 건 지난해부터 이어진 뮤지션들의 컴백 행렬과도 맞닿아 있다. 조용필, 신승훈, 이적, 넬 등은 싱글 위주인 아이돌들과 달리 앨범 단위고, 또 직접 앨범 작업을 하기에 할 이야깃거리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