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수송대행업체의 허술한 보안, 범행에 노출

경부고속도로 부산요금소에서 발생한 현금수송차량 절도사건은 현금 수송 대행업체의 안전 불감증이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 3회 이상 거액의 현금을 실어나르면서도 보안은 매우 허술했다.

11일 부산 금정경찰서에 따르면 10일 오전 3시28분께 피의자 설모(25)씨가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부산요금소 인근에서 잠복해있다가 2억1천900만원이 든 현금 수송차량을 몰고 달아났을 때 차량을 지키는 직원은 없었다.

안전한 수송을 위해서는 직원 2명이 통행료를 수거하는 사이 1명이 차량을 지킬 수 있도록 반드시 3인 1조로 근무해야 한다는 수칙이 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지난달 직원 몇몇이 퇴사해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인원을 한 명 줄인 2인 1조로 운영하는 등 관리의 허점을 보였다.

현금수송차량의 예비열쇠 관리도 매우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에서 6개월간 일한 설씨가 지난해 말 퇴사 하면서 예비열쇠를 훔쳤지만, 업체는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열쇠가 없어진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현금수송을 맡은 직원들이 차량을 비워두면서 열쇠를 꽂아둔 채 문을 잠근 것도 문제다. 비록 이번 범행 과정에서는 설씨가 미리 열쇠를 소지하고 있었기때문에 열쇠를 차량에 꽂아둔 것이 피해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할지라도 얼마나 보안이 허술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와함께 현금수송차량의 금고 관리도 허술했다.

현금수송차량은 운전석을 제외한 뒷부분을 강철로 된 금고로 개조, 어지간한 외부 충격으로는 파손하기 어려운 구조다.

금고를 열려면 운전석 쪽이나 트렁크 쪽의 잠금장치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야 하는데 운전석 쪽 잠금장치는 직원들이 편의를 위해 늘 열어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차량 문을 열기만 하면 쉽게 금고에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 잠금장치의 비밀번호를 수개월째 바꾸지 않고 같은 번호를 쓴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보안을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바꿔줘야 하지만 대행업체는 그러지 않았고, 따라서 설씨는 비밀번호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현금수송차량에 블랙박스가 설치되지 않는 허술함도 노출됐다. 이 회사소속 현금수송차량 28대 가운데 7대에 블랙박스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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