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째 반복문제, 높은분은 뒷짐만
- 파벌도 옛말, 계파끼리 힘 합쳐
- 견제도 안되는 기형적 권력 구조
- 저명한 새 회장와서 기대 컸지만..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3월 10일 (월)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권금중 (전 중고빙상연맹 부회장)
◆ 권금중>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이정수 선수 사유서 사건이라는 게 어떤 거였죠?
◆ 권금중> 2010년도 세계선수권 대회였습니다. 그 대회에 출전권이 보장된 이정수 선수가, 코치의 강압적인 권유로 인해 다른 선수에게 양보한 게 발단이 된 사건이죠. 전국민적으로 그때도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 정관용> 맞아요. 그때 근데 본인이 ‘부상 때문에 못 나간다’ 사유서를 냈는데 그게 알고 보니 강압이었다, 이거였죠?
◆ 권금중> 네, 그랬었죠.
◇ 정관용> 그 당시 진상조사위원을 맡으셨죠?
◆ 권금중> 사실 제가 처음부터 조사위원으로 들어간 건 아니고요. 처음에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다 보니까 문화체육관광부하고 대한체육회, 빙상연맹이 조사위원회를 구성했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봐도 조사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있었어요. 예를 들면 위원장이라는 분은 빙상 연맹을 대변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분이었고요. 조사위원 중에 두 분은 연맹의 현직 부회장이셨고. 나머지 세 분은 빙상과는 거리가 있는, 공직에 계셨던 분들이란 말이죠.
◇ 정관용> 네, 그래서요?
◆ 권금중> 그러니까 당연히 공정한 조사가 되지 않겠다고, 반발을 한 거죠. 그러다 보니까 부랴부랴 위원장 등이 사퇴하고, 주위의 추천으로 제가 들어갔어요. 제가 당시 중고빙상연맹 부회장을 맡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중고빙상연맹 부회장을 맡고 계셨죠? 중학교, 고등학교?
◆ 권금중> 예예.
◇ 정관용> 그래서 조사해보니까, 실제 어떤 문제들이 있던가요?
◆ 권금중> 조사위원 하면서 느낀 게, 한계에 부딪힌다는 거였어요. 그 당시 핵심은 빙상연맹 고위층의 외압이 있었냐, 아니면 본의에 의해서 시합을 안했냐 이거였거든요.
◇ 정관용> 그렇죠.
◆ 권금중> 그런데 말이 조사위원회지, 당사자들 면담하는 정도의 자리에 불과하더라고요. 그마저도 당시 연맹 부회장으로 계시던, 핵심적으로 조사를 받아야 될 그 분은 진짜 이해하지 못 할 행동으로 조사자체를 못했어요.
◇ 정관용> 그래요.
◆ 권금중> 예. 근데 그런 것도 제대로 제재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고. 그래도 나름대로 조사를 해서 결과와 제도 개선책을 연맹에 주면서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줬습니다.
◇ 정관용> 자 우선 그 조사결과는 뭐라고 내셨고, 개선책은 뭐라고 내셨어요? 조사 결과는요?
◆ 권금중> 결과는 외압에 의한 게 인정이 된다는 건데, 마찬가지에요. 자료와 조사의 한계 때문에 정확한 물증은 찾지 못했지만, 외압에 의한 게 인정이 된다. 그리고 그 외압을 하게 된 원인이 그 전에 선발전에서부터 짬짜미가 있었다 이런 거 아니겠어요? 근데 서로 너무 상대적으로 입장이 부딪치기 때문에.
◇ 정관용> 좀 설명을 해주세요. 선발전에서부터 어떤 짬짜미를 하는거고, 잘 하는 이정수 선수를 왜 못 나가게 하는 겁니까?
◆ 권금중> 당시 선발전 당시에 곽윤기 선수가 이정수 선수한테 코치들의 묵인 하에 도움을 줬다, 그래서 올림픽은 이정수 선수가 나가고, 세계선수권은 곽윤기 선수가 나간다. 이게 조사의 포인트였어요. 근데 그게 일개 코치라든지 그런 분들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당시 핵심적인 힘을 가진 고위층에서 하지 않았겠나 이런 걸 조사해야 되는데. 한계에 부딪힌거죠.
◇ 정관용> 누구는 올림픽 나가고 누구는 세계선수권 나가고. 그거는 왜 그렇게 나누는 거에요?
◆ 권금중> 그게 말하자면 요즘 문제가 많이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힘 있는 분이 계시다 하면, 나눠서 해야한다고 하나요, 좋은 말로? 스포츠라는 게 그런 게 사실 있어서는 안 되죠. 공정한 승부를 해야되는데, 견제 장치가 많이 없다보니까. 힘 있는 분이 ‘야 이번에 누구 좀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 그렇게 되는 거 아니겠어요?
◇ 정관용> 아, 골고루 상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주자 이런 거예요?
◆ 권금중> 뭐, 그런 거겠죠. 당시 연맹에 계신 부회장님이 그런 뜻의 인터뷰도 하셨어요.
◇ 정관용> 네. 골고루 상을 타게 해 준 대가를 받습니까, 연맹이?
◆ 권금중> 대가라는 건 모르겠는데, 일단 그런 거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죠.
◇ 정관용> 말이 안 되는 거죠.
◆ 권금중> 그렇죠. 스포츠라는 게 뭡니까. 진정으로 경쟁을 해서 승리를 해야 진정한 승자가 되는 거지. 선수들 자체는 열심히 하는 거지. 선수들이 뭐 그 내용을 알겠어요. 사실 일선 코치들도 마찬가지일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 위에 있는 분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거죠. 그래서 지시가 내려가는 거고. 코치들은 그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는 거고요. 피해자가 나올 수 밖에 없죠.
◇ 정관용> ‘힘 있는 분’이라고 지금 표현하시는데 말이죠. 쇼트트랙 빙상연맹 같은 경우는 특정 대학 출신, 그리고 그 대학 아닌 대학 출신으로 나뉜다는데 그런 게 느껴지시던가요? 당시 조사해보니까?
◆ 권금중> 그렇죠. 우리나라 파벌이라는 게 그래요. 지금은 파벌 같은 걸 얘기하면 좀 지난 얘기고요, 과거에. 다 알지 않습니까. 2006년 토리노 올림픽 계주 결승에서 안현수 선수가 너무도 멋지게 역전 우승을 하고, 다른 선수들은 남자 코치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데, 안현수 선수 혼자 여자 코치하고 포옹을 하고 있는 장면. 전 국민이 다 보셨잖아요. 그 당시가 파벌이 극심할 때고요.
◇ 정관용> 네.
◆ 권금중> 지금은 그런 파벌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파벌이 하나의 몸이 된 거예요.
◇ 정관용> 한 몸이 됐다고요?
◆ 권금중> 한 몸의, 기형적인 권력 구조가 된 거죠.
◇ 정관용> 과거에는 한국체대 출신, 비 한체대 출신 나뉘어져 있던 게?
◆ 권금중> 예예. 지금은 그런 학교 파벌보다도. 그 당시 비한체대 출신 몇 분하고, 한체대 출신하고 한 조직이 되어버렸다고 보시는 게 맞을 겁니다.
◇ 정관용> 아, 양쪽 계파가 힘을 합쳤군요?
◆ 권금중>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기형적인 권력자가 생기는 거예요. 지금은 파벌이라는 말이 맞지 않고, 전혀 견제가 되지 않는 구조가 된 거죠.
◇ 정관용> 그 당시 2010년 진상조사하고 결과 낸 다음에 개선책을 제안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 때 개선책을 뭘 제안하셨고, 이행이 됐나요?
◆ 권금중> 여러 가지 있습니다. 중요한 게 이런 게 있었어요. 앞으로 지도자 선정 문제에 기준까지 줬었어요. 연맹에 물의를 일으키지 않은 사람, 사회적으로 형사사건 등에 연루되지 않은 사람으로 인선했으면 좋겠다 이런 세부적인 기준까지 줬었어요. 만약 그때 연맹 측에서 조금이라도 그때부터라도 제도개선을 했다고 하면 지금처럼 이렇게 시끄러운 문제가 생기진 않을거예요.
◇ 정관용> 근데 그 때 개선책들을 시행을 안 했어요?
◆ 권금중> 안 했죠. 지금도 맡고 계신 분들이 그런 쪽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능력을 떠나서 중요한 건 그겁니다. 불신에서 시작하는 거예요, 빙상인들의. 특히 쇼트트랙 같은 경우는 상대성이 많은 거거든요. 그럼 모든 선수나 학부모들이 경기에 대해 인정하는 풍토가 생겨야 돼요. 근데 지금처럼 한 쪽에 힘이 집중돼있던지, 옛날처럼 파벌이 존재한다면 경기에 승복을 못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불신이 생기는 거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자 파벌문제, 이제는 그것이 하나의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었다, 이렇게 진단하고 계신데. 물론 권 전 부회장님의 일방적 주장이긴 합니다만.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을까요? 대안이 있습니까?
◆ 권금중> 제가 볼 때는 대안도 아주 간단하다고 봐요. 이런 빙상연맹의 문제가 10년 전부터 계속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창피한 일이거든요. 아까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조직을 운영하는 조직원 자체가 바뀌어야 합니다. 누구든 인정하는 사람으로. 조직원이 바뀐 상태에서 그 분들이 경기를 운영하고 연맹을 운영했을 때, 하루 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점점 불신이 없어지고 신뢰가 생기면서 개선이 된다고 봐요.
◇ 정관용> 예.
◆ 권금중> 그런데 답답한 게. 어떤 단체의 회장이라는 분이 계신데. 이게 어느 날 갑자기 생긴 문제가 아니잖아요. 10년 전부터 계속 생긴 문제인데 그 회장이라는 분은 뒷짐을 지고 계시고. 결국은 요즘 보면 그래요. 여론이 잠잠해지길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여론이 잠잠해지면 또 몇 명이 책임지고 사실 똑같은 일이 반복되거든요.
◇ 정관용> 그러니까 10년쯤 전부터 회장단의 기본 구조는 별로 변화가 없었습니까?
◆ 권금중> 없다고 판단 되는거죠.
◇ 정관용> 거기에 변화를 줘 보자, 이게 대안이로군요?
◆ 권금중> 그렇죠. 거기에 좀 예민한 말씀을 드리면, 2010년도에 빙상연맹 회장님이 바뀌셨어요. 누가 봐도 사회적으로 참 저명하신 분이고 누구나 아시는 분이예요. 그만큼 사실 모든 빙상인들의 기대도 컸습니다. 이젠 좀 제대로 하시겠지. 근데 그 분이 오셔가지고, 사실 그 분이 운동인 출신도 아니고 빙상인 출신도 아닌데.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권금중> 예. 알겠습니다.
◇ 정관용> 권금중 전 중고빙상연맹 부회장의 주장이었습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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