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AI 방역망이 뚫린 것으로 보여지는 가운데 설연휴 전까지 추가로 백 십만여 마리에 이르는 닭과 오리에 대한 대대적인 살처분이 예정돼 있는 등 AI사태가 좀처럼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5일 전북 부안군 계화면 오리농장의 AI의심 신고 이후 26일 하루동안 추가 신고가 없자 전라북도 축산당국은 "AI발생이나 의심농가가 기존 AI 발생지로부터 반경 3킬로미터 이내인 점과, 철새 이동지역에 국한된 점을 볼 때 AI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 같다"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그러나 이같은 예측은 채 하루를 넘기지 못했다.
27일 방역망을 훨씬 벗어난 전북 임실군 청웅면에 위치한 한 오리농장주가 기르던 오리 70마리가 폐사했다며 군청에 신고를 해 온 것.
이 농장은 지난 26일 AI 판정을 받은 전남 해남의 씨오리 농가로부터 지난 20일 어린 오리(7일령) 분양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방역당국은 곧바로 해당 농장에 대한 오리 2만7000마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갔다.
이처럼 AI 확산추세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했던 전라북도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고, 따라서 전북지역에 대한 기존 방역망에 대해서도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충남 부여의 한 농장에서 기르던 닭이 고병원성 AI에 감염됐음이 확인됨에 따라 기존 오리에 국한됐던 살처분이 닭으로, 또 살처분 반경도 5백미터에서 3킬로미터로 늘면서 전북지역에서도 닭을 중심으로 백여만수에 이르는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 살처분이 마무리되는 설 연휴 전날인 29일쯤 전북지역 오리와 닭에 대한 살처분 규모는 기존 57만수에서 백60여만수로 크게 늘 전망이다.
한편 27일 전북도청 구내식당에서는 김완주 도지사를 비롯한 직원 1,000여명이 오리 시식행사를 가졌으며 28일 저녁에는 전라북도 의사회도 오리 시식회를 갖기로 하는 등 시름에 찬 양계농가들 보듬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