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일간지 폴랴 데 상파울루는 아르헨티나가 금융위기를 벗어나려면 브라질 중앙은행의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르헨티나 산업장관을 역임한 단테 시카의 발언을 인용, 브라질 중앙은행이 아르헨티나에 30억 달러를 차관 형식으로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30억 달러는 브라질 외화보유액의 1%에 불과하지만, 아르헨티나 외화보유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아르헨티나의 외화 부족 사태를 사전에 막자는 취지다.
현재 아르헨티나 최대 컨설팅 업체인 Abeceb를 이끄는 시카 전 장관은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산 제품의 수입 규제를 풀면서 외화보유액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되면 아르헨티나로서는 외환시장 혼란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고,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의 보호주의 장벽을 완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시카 전 장관은 "아르헨티나 경제의 현재 상황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며 국가부도 사태를 겪은 지난 2001년 정도는 아니다"면서 "그러나 당분간 경기침체와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올해 들어서만 20%가 떨어지며 달러 당 8페소까지 치솟았다. 2011년 520억 달러였던 외화보유액은 7년 만에 최저치인 293억 달러까지 감소하며 중앙은행은 사실상 환율 방어를 포기했다.
떨어지는 통화 가치에 물가는 치솟고 있다. 올해 민간기관의 물가상승률 예상치는 30%에 달한다. 국민은 가치가 계속 떨어지는 페소를 달러로 바꾸려고 규제를 피해 암시장을 찾고 있다. 암시장에서 페소는 지난 23일 현재 달러 당 13.1페소로 공식 환율과 괴리가 점점 커지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아르헨티나의 위기 가능성이 촉발된 것은 표면적으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와 중국의 성장둔화 가능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과 부인인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이 근본 원인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