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네시르키 유엔 대변인은 이날 오후 유엔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 정부를 제네바-2 회담에 초청하기로 한 당초 방침을 철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네시르키 대변인은 "이란 정부는 당초 제네바-2 회담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받아들인다는 뜻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게 여러 차례 표명했다"면서 "그러나 (이란의 태도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어) 이번 회담에 이란은 참석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에 회담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 통보했다는 의미다.
네시르키 대변인은 "이란이 국제사회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으며, 반기문 총장도 이란의 태도에 크게 실망했다"고 설명했다.
유엔이 이란 초청을 전격 철회한 것은 회담 시작 막판까지 이란 정부가 시리아 과도정부 구성을 요구한 이른바 '제네바-1' 회담 합의문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을 초청한데 대해 미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한 것도 전격 초청 철회의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반 총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제네바-2 회담에 참석하기로 예정된 20개국외에 이란 등 10개국을 `연관국'으로 인정해 추가로 회담에 참석해달라고 초청했다. 연관국에는 한국도 포함됐다.
반 총장이 추가 10개국에 이란을 포함시킨 것은 러시아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고위 관리는 이날 유엔의 `이란 초청' 전격 철회 발표에 앞서 "이란은 '제네바-1' 회담 합의문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엔이 이란에 대한 (제네바-2 회담) 참여 요청을 철회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관리는 이란이 회담의 목적을 전적이고 공식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한 제네바-2 회담에 참가할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최근 `이란이 자국민까지 동원해 시리아 사태에 개입, 사태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우려하며 이란의 제네바-2 회담 참석에 반대해왔다.
시리아 반군도 오랜 내분 끝에 지난 18일 제네바-2 회담 참여를 결정해 내전 이후 처음으로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예정이었으나 이란이 참여하면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