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에서 청소노동자 어머니들은 "열악한 환경을 개선해달라"며 28일째 고된 파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 6일 점심시간 찾아간 서울 동작구 흑석동 서울캠퍼스 파업 농성장에는 구수한 된장국 냄새가 풍겼다.
한 달 가까이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청소노동자들이 농성장을 떠날 수 없는 탓에 점심을 직접 해먹고 있어서다.
청소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한 명씩 교대로 오가며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화이팅! 투쟁!"
목청이 터져라 구호를 외치는 가운데서도 청소노동자들은 미소를 잃지 않으며 서로 격려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학생들의 지지였다. 이날도 졸업생과 인문대 학생회에서 천막과 전기장판을 들고 찾아왔다.
고단한 상황 속에서도 힘든 농성을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청소노동자 어머니들의 근무 환경을 보면 정답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중앙대의 하청업체인 TNS에 고용된 청소노동자 100여 명 가운데 남성은 단 3명뿐이다.
따라서 대부분 다른 대학교와는 달리 학교 바깥까지 청소를 해야 한다.
김 씨는 "눈이 오면 수십 kg인 염화칼 포대를 직접 옮기고 뜯어 뿌리고 눈이 얼어 빙판이 되면 내가 직접 깨야 한다"면서 "나도 할머니인데 체력적으로 너무나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렇게 녹초가 돼 일한 뒤 휴식시간에 잠깐 쉬려고 해도 환경 자체가 불가능했다.
김 씨가 일하는 공과대학 내 환경노동자들의 휴게실은 경비실 안에 있었다. 경비실 안 쪽방인 휴게실의 한쪽 벽면에는 각종 전자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전자기기는 건물에 이상이 감지될 때 사이렌 소리를 내는 탓에 청소노동자들은 마음 놓고 쉴 수가 없었다.
전모(38·여) 씨는 "한 시간이라도 조용히 쉬어야 하는데 잊을만하면 벨소리가 울려 귀가 멍멍하다"면서 "그 소리를 듣고 경비 아저씨들이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편히 쉴 수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앙대에서만 청소노동자로 10년을 일한 이모(65·여) 씨는 "정말 고통스러운 건 여름"이라며 "창문도 없어 습기가 가득 차 바닥에 물이 흥건히 흐르고 곰팡이 냄새로 머리가 아프다"고 찡그렸다.
"말하지 말라, 앉지도 말라는 조항이 계약서까지 있다니 기가 차는 일이에요. 우리 엄마들도 같은 인간인데 사람답게 인간답게 대우해 달라는 건데……."
중앙대 청소노동자 노조 윤화자(57·여) 분회장은 허망한 표정으로 허리를 굽히고 천막 농성장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