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42)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네이트온 채팅으로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생 A씨가 "인터넷 뱅킹으로 보안카드 번호를 3번 틀리는 바람에 계좌가 막혔다. 급히 쓸 곳이 있는데 현금 280만원을 보내달라.내일 오전 중 바로 입금하겠다"고 부탁한 것.
메신저 피싱을 우려한 김씨는 "요즘 피싱이 너무 많아서 그러니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달라"고 부탁했고, A 씨는 바로 "OOO 형, 속고만 살았어? 계속 부탁하기 민망하지만 돈 좀 꿔주라. 그리고 내일 XX 씨랑 같이 만나면 내가 밥 살게"라며 둘만 아는 말투와 별명, 일정까지 늘어놓았다.
게다가 A 씨는 구체적인 자신의 업무와 지금 있는 장소를 말해주며 전화를 받지 못할 상황이라고 계속 송금을 독촉했다.
김씨는 "평소 잘 알고 지내는 동생인데 서로 부르는 별명, 직업, 말투까지 완벽히 똑같고, 바로 휴대폰 문자메시지까지 보내서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며 "인터넷 뱅킹으로 입금하기 직전 A 씨에게 우연히 전화가 와서 자신이 돈을 부탁한 적도, 인터넷 채팅에 접속한 적도 없다고 말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눈뜨고 코 베일 뻔했다"고 말했다.
최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을 통해 금품을 노리는 피싱이 활개를 치고 있는 가운데 더 나아가 개인정보를 취합해 분석한 뒤 피싱을 시도하는 신종수법까지 등장했다.
단순히 SNS를 통한 피싱이 널리 알려져 잘 걸려들지 않자 개인의 인터넷 채팅 기록, 인맥, 캘린더 일정, 홈페이지, 직업, 핸드폰번호 등을 철저히 조사해 복합적인 채널로 피싱을 시도하는 것.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이재홍 팀장은 "인터넷 채팅 사이트 등을 통해 벌어지는 피싱 건수는 부산의 경우 2011년 82건, 2012년 44건, 2013년 21건으로 사람들이 주의하기 시작하니 실제 걸려드는 건수는 줄어들고 있다"며 "때문에 가능한 개인의 정보를 최대한 취합한 뒤 허점을 찾아 역이용하는 복합 피싱 수법이 등장하는 등 갈수록 지능적이고 치밀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어떠한 경우라도 직접 대면이나 통화가 아닌 방법으로 돈을 요구받으면 의심을 하는 게 피해를 입지 않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