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이날 밝힌 주요 메시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다. 임기 내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라는 비전도 내걸었다. 경제활성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복지공약 후퇴와 경제민주화 정책기조 실종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 지난 대선은 물론 총선에서도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면서, 이 것이 경제활성화를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내내 강조했던 것과는 매우 다른 풍경이다.
특히 기초노령연금 공약을 비롯해 0~5세 무상 보육 및 고교 무상교육, 4대 중증질환 진료비 국가 전액부담, 반값 대학등록금 등 주요 복지공약이 후퇴 또는 시기 조절된 데 대해서도 단 한마디의 해명이 없었다. 여권에서조차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는 이미 폐기된 분위기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철도와 의료 등 민영화 논란을 빚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민영화가 아니니 믿으라'는 메시지가 앞섰고, 무엇보다 공공부문의 대대적 개혁과 각종 규제 해제를 연결시키면서 민영화 논란에 스스로 불을 붙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보건의료 분야를 5대 유망 서비스 산업의 하나로 정하고 규제완화 정책을 시행해 투자자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도 박 대통령은 국정원 등 국가기관 대선불법개입 사건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야권이 요구하는 특검에 대해서는 "재판 중 사안이라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히고 국회가 논의 중인 국정원 개혁에 대해서도 "관련법을 개정했기 때문에 이제 제도적으로 (정치 개입같은) 그런 잘못 되풀이되지 않도록 원천 차단이 됐다"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