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는 반군이 남수단의 핵심 유전지대인 유니티주(州) 주도 벤티우를 점령한 것을 시작으로 다른 유전들의 위험성도 높아졌다고 전했다.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과 남수단에서 원유를 생산 중인 외국계 회사의 임원들도 입을 모아 내전에 따른 생산량 감소를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임원들은 사태 발발 전 남수단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25만 배럴 수준이었지만, 사태가 터지면서 일부 업체들은 이미 생산량 감축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생산량 감축 수준은 아직은 미미하지만, 사태가 계속되면 생산에 치명타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한 임원은 "이번 주 지상전 상황에 따라 감축량이 결정될 것"이라면서 "유전 부근에서 유혈충돌이 계속된다면 생산을 중단하는 곳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정부군과 반군 양측이 유전의 안전을 보장하면 생산 활동은 이어질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방해 활동과 도난 등으로 나이지리아의 하루평균 원유 생산 감소량이 35만 배럴 수준인 데다 리비아 역시 정부군과 지방 무장세력들 간의 유혈 충돌로 하루에 적어도 110만 배럴의 생산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남수단 사태는 국제 원유 공급에 큰 타격임이 틀림없다.
아프리카의 전체 원유 생산량 감소는 하루평균 150만 배럴로 이는 미국의 셰일 원유 생산량 전체를 웃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시티그룹 석유 전문가인 세이드 클레이먼은 공급 혼란으로 올 한해 가격도 오름세를 보였으며, 결국 이런 오름세로 마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전 세계 석유가의 기준이 되는 북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8.6달러로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차례나 폭등했다. 이런 가격은 지난해의 배럴당 111달러와 2011년의 110달러보다는 약간 밑돈다.
그러나 유혈 사태는 진정 기미를 보이기는커녕 확대되는 추세여서 공급량 감소에 따른 유가 인상의 우려는 점점 현실화 가능성이 크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