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연말 연초 성과급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기업들, 대법원 통상임금 판결 여파 분석시작

송은석기자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대해 기업들은 겉으로는 의연한 분위기지만 당장 연말이나 연초에 지급할 특별상여금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고 내년 임금협상에 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서는 등 긴장속에 움직이고 있다.

삼성그룹은 18일 대법원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에 포함되는 상여금에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반기별 '목표 인센티브(Target Achievement Incentive: TAI)'나 연초 지급되는 '초과이익분배금(PS, Profit Share)'을 포함시켜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

삼성은 또 오는 23일로 예정된 ‘신경영 20주년’을 기념해 기본급의 100%를 성과급으로 일괄 지급하는 부분도 판단을 요하는 문제로 보고 있다.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경우는 '일률적'인 것이 아니라는 쪽으로 피해갈 수는 있지만 통상임금의 정교한 산정에 혼선을 빚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삼성그룹의 임금체계에는 큰 변화를 가져올 일은 없다”면서 “다만 계열사별로 분석 작업을 하고 있고 그 다음에 임금체계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지금까지 노동부 지침에 따라 진행해온 통상임금 문제에 대해 대법원이 방향을 바꿈에 따라 각 기업별로 엄청난 충돌이 벌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업들이 당장은 뭐라고 이야기 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정부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일단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내년부터 코스트가 갑자기 늘어나는 문제가 생길 것”이라면서 “기업입장에서는 자구책을 강구하려 할 텐데, 이것을 임단협에 넣는 과정에서 충돌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 된다”고 덧붙였다.


이미 통상임금과 관련한 소송이 제기된 S 중공업 관계자는 “현재시점에서는 뭐라고 할 말이 없다”면서 “각 근로자별로 임금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일단은 향후 하급심의 판결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기업들은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대해 향후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재계단체쪽에서는 전국 경제인연합회가 제일 먼저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에 대해 기업들의 입장을 먼저 내놨다.

전경련은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로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되고 노사간 분쟁이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번 판결로 노동비용이 급증해 투자와 고용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며 "이에 따라 일자리 창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업들이 소송에 대비한 충당금 확보로 즉각적인 투자 위축이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 기업들은 자동화와 해외 이전 등에 나설 것이며 외국인의 국내 투자도 함께 위축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변실장은 또 "통상임금 확대의 혜택이 초과근로나 상여금이 많은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근로자간 임금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명칭 여하에 상관없이 모두 통상임금으로 보겠다는 취지로 보인다면서 향후 임금을 둘러싼 항목이나 수준 등의 결정과정에서 현장에 상당한 혼란이 야기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총 이형준 정책본부장은 “원래부터 소송이 제기되도록 빌미가 된 근본원인을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는 더 이상 다툼이 없도록 통상임금의 정확한 규정과 범위를 법령에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총 관계자는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그동안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던 근로자들도 어떻게 나올지가 걱정”이라면서 “향후 노사협상 과정에서 노동계가 상생차원에서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소, 중견기업계는 기업 경영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수많은 기업들이 심화되는 노사 갈등과 임금 청구소송에 휘말려 더 큰 경영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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