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오전 8시께 김한솔은 프랑스 르아브르시 기숙사를 나서 경찰차를 타고 올해 8월부터 다니는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에 등교했다.
김 군은 건장한 체격의 사복 경찰 2명의 경호를 받으며 기숙사 문을 나와 곧장 경찰의 검정 미니밴에 올라탔다.
이후 김 군이 탄 차량은 기숙사와 불과 100m가량 떨어진 학교로 직행했고 김 군은 학교 후문을 통해 신속하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사복 경찰관 한 명은 김 군이 기숙사에서 나오기 전 주변에 위험인물이 없는지 살폈으며 차량이 학교에 도착하고 나서도 김 군보다 먼저 차에서 내려 둘러보는 등 경호에 만전을 기했다.
김 군은 장성택 실각 사실이 알려진 뒤인 지난 10일에만 하더라도 경찰의 보호 없이 기숙사에서 학교까지 혼자서 걸어갔다.
하지만, 처형 사실이 전해진 후인 이날은 사복 경찰관 4명의 경호를 받으면서 경찰 미니밴을 이용해 등교했다.
장성택 처형 이후 김 군 신변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한 프랑스 정부가 밀착 경호를 지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북한의 긴박한 상황에도 김 군은 학교에 도착하고서 건물 로비에서 10분가량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렸다.
김 군은 시험 준비 기간이었던 지난주 친구들을 못 봤기 때문인지 환하게 웃음을 지으면서 친구들을 찾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그러나 기자의 카메라를 보고는 갑자기 친구들 사이로 모습을 감췄다.
김 군이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도 사복 요원들은 김 군 주변을 떠나지 않았다.
김 군은 전날 기숙사에 귀가할 때도 사복경찰 2∼3명에게 둘러싸인 채 돌아오는 모습이 목격됐다.
한 사복 경찰 요원은 전날 기자의 사진 촬영을 저지하면서 자신을 "국립경찰(police nationale) 소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숙사 부지 내부는 외부인이 들어올 수 없는 사유지"라면서 기자를 도로 쪽으로 끌어냈다.
기자가 앞서 지난 9일 기숙사 주변을 취재할 때는 "신고를 받고 왔다"며 지방경찰 소속 정복경찰관들이 출동했었다.
장성택이 처형된 이후 특히 지난 14일 자 북한 노동신문에서 "그가 누구이건 수령을 모르고 감히 도전해 나선다면 설사 피를 나눈 혈육이라 해도 서슴없이 징벌의 총구를 내대는 대쪽 같은 사람"이라는 표현 등이 등장하면서 외국에서 떠도는 김씨 일가의 신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군은 지난해 10월 핀란드 TV와 인터뷰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어떻게 권력 후계자가 됐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아버지(김정남)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며 "이는 할아버지(김정일)와 삼촌(김정은) 간의 문제였고 두 사람 모두 (내가) 만난 적이 없어서 그(김정은)가 어떻게 독재자(dictator)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