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시리아에 인도적 지원"…처음 인정

헤즈볼라 미사일 공습 외에는 내전 불개입 원칙

이스라엘이 이웃 시리아 내전에 인도적 지원을 했다고 처음으로 시인했다.

이스라엘의 모셰 야알론 국방장관은 3일(현지시간) 골란 고원의 자국 점령지를 방문해 국경을 넘어 시리아 내전 피해지역에 식량, 물, 긴급 구호물자 등을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야알론 장관은 "시리아 쪽의 위기상황을 그저 앉아서 지켜볼 수 없다"며 "(국경) 울타리를 따라가면서 인도적 지원을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적 지원은 이미 여러 달에 걸쳐 이뤄졌으며 유엔을 통해 물자를 전달하거나 직접 국경에 보급품을 쌓아둬 시리아 내전 피해자가 직접 갖고 갈 수 있게 한다고 이스라엘군 관계자가 전했다.


그간 이스라엘은 시리아 정부군을 돕는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미사일 무기를 파괴하는 것 외에는 원칙적으로 이 내전에 관여를 피해왔다.

헤즈볼라는 팔레스타인 저항 조직 하마스와 함께 이스라엘의 주적(主敵)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일명 '6일 전쟁')으로 시리아로부터 골란고원을 빼앗은 이후 40여 년 이상 시리아와 별다른 충돌이 없었다.

이스라엘은 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과는 앙숙 관계지만 시리아 정부군이 패하면 이슬람 극단 세력이 나라를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내전 불개입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단 이스라엘은 올해에만 네 차례 시리아 내의 헤즈볼라 관련 미사일 시설을 공습했다. 미사일 같은 '게임 체인저'(정세 전환 무기)를 헤즈볼라가 보유하면 자국 안보가 위태롭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시리아는 2011년 3월 이후 내전이 계속되면서 난민이 대거 발생해 유엔이 '인도주의적 재난' 상황을 선포한 상태다.

영국 구호 단체인 옥스팜은 겨울철을 맞아 인근 레바논과 요르단에 피신한 시리아인에게 월동 용품 지급이 시급하다면서 100만 파운드(약 17억4천만원)를 모으는 '12 기부일'(12 days of giving) 행사를 3일 시작했다.

레바논과 요르단은 중동이지만 온대성 지중해 기후에 속해 겨울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고 눈까지 오는 지역이 적지 않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