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로주의는 미국의 5대 대통령 제임스 먼로가 1823년 의회에 제출한 연두교서에서 밝힌 외교 방침이다. 유럽 등 외부 세력의 미주 대륙 간섭을 거부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는 오랫동안 중남미 국가에 대한 미국의 배타적인 영향력 행사와 각종 내정 간섭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활용됐다.
케리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미주기구(OAS) 연설을 통해 "먼로주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나라는 서로 평등하게 보고 책임을 나누는 가운데 안보 이슈에서 협력해야 한다"며 "(새 관계는) 우리가 공유하는 가치와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동반자로서의 결정에 구애되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의 이날 언급은 최근 그의 발언과 상반되는 것이다.
그는 지난 4월 의회에서 라틴아메리카를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규정하면서 이 지역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이 발언은 당시 중남미 국가들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좌파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케리 장관의 발언이 중남미 좌파 블록인 '미주를 위한 볼리바르 동맹'(ALBA) 회원국을 포함한 중남미 국가를 자극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볼리비아 정부는 미국의 대외 원조 기관인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 직원들을 추방 조치하기도 했다.
중남미 국가들을 '대등한 동반자'로 규정한 그의 이번 언급을 두고 미국이 베네수엘라, 쿠바, 볼리비아, 니카라과, 에콰도르 등 중남미 좌파정권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도모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진행 속도와 폭은 미지수다.
미국과 이들 국가의 관계가 소원한 사이 중국은 적극적인 라틴아메리카 외교를 펼치면서 '미국의 뒷마당'에서 석유·천연가스 등 자원과 식량을 확보하고 상품 수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지난 5∼6월 두 번째 해외 순방 지역으로 라틴아메리카를 택해 트리니다드 토바고, 코스타리카, 멕시코를 방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