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의 일본 산케이 구로다 지국장은 16일 'CBS 시사자키 윤지나'에 출연해 "(아베의) 측근들을 만나봤는데, 비슷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베 총리가 실제 '한국은 단지 어리석은 국가'라고 말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신하기 어렵다"고 했다.
해당 발언을 보도한 주간문춘도 아베 총리의 측근이 총리의 말을 전한 형식으로 서술했다. 문제가 커지자 일본은 공식적으로 아베 총리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구로다 지국장은 측근들 사이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발언이 자주 나온다며, 아베를 포함한 일본 정치권에 한국에 대한 불만이 깔려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한 불만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고, 약간 과장된 표현으로 그렇게(어리석은 국가)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보수 계열 언론에서 최근 강하게 나타나고, 주간문춘은 여기서도 가장 주도적인 매체라고 구로다 국장은 소개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인 언론 분위기라고도 했다.
구로다 국장은 일본 측에서 가장 불쾌하게 여기는 지점이 '박근혜 대통령의 순방길 일본 비판'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여러 정상과 만났는데, 외국에 나가 정상을 만나서 일본 언급을 많이 했다. 왜 외국에 가서 일본 얘기를 하느냐"는 것이다.
일본이 과거사 반성 등 역사인식을 바꿔야 한일 정상회담이 가능하다는 박 대통령의 입장에 대해서도 "역사문제는 보기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어려운 문제는 옆에 두고 만나서 쉬운 것부터 풀어야지, 처음부터 문을 닫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도 불만이 있다"고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너무 강경한 원칙을 내세워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보는 분위기"라며 "조건을 내세워서 정상회담을 한다는 건 외교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아베 총리는 나름의 성의를 보이고 있다면서, 공약으로 내세웠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안하고 있는 것, 과거사 사죄 내용을 담고 있는 무라야마-고노 담화 폐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것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일본 측이 더 노력할 점에 대해서는 "(일본의 과거사 반성과 한국의 전후 일본 평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98년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수상의 한일 공동선언 재확인 등 새 제스쳐가 아베 측에서 나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