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9시 30분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대합실에서 ‘외국인 관광객 사상 최초 200만 명 돌파기념 환영행사’가 열렸다.
우근민 제주지사와 안동우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위원장, 김영진 제주도관광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 상하이를 출발한 진에어를 타고 온 중국 출신 관광객 쉬 쿤비아오(54) 씨가 200만명째 외국인 관광객으로 기록됐다.
그는 “제주도가 지리적으로 가깝고 좋아해서 일 년에 5번~6번 정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우근민 제주지사도 "한해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200만 명이란 것은 이미 제주가 세계에 알려져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 제주 외국인 관광객 얼마나 늘었나
지난해에는 168명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미 200만 명을 넘어섰고 제주도는 연말까지 220만 명을 예상하고 있다.
불과 2년 만에 외국인관광객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세계적인 관광지인 하와이도 한해 외국인 관광객이 260만 명이고, 발리는 280만 명으로 단순 수치로만 볼 때도 제주도가 국제적인 관광지임은 분명하다.
◈ 외국인관광객이 급증한 이유가 무엇일까?
일단 ‘제주도민이 잘해서’ 라고 자화자찬을 해도 좋을 것 같다.
바다와 산을 모두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독특한 문화가 국내 다른 지역에 비해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이룰 수 없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인들의 해외 나들이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70% 가까이가 중국인이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지만 경제성장을 이룬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급증하고 있고 인구수를 고려할 때 한국 그리고 제주도를 찾은 수가 급증한 것이다.
방한한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제주를 찾은 비중을 볼 때 2010년 8.8%였지만 올해는 무려 20%를 넘을 전망이다.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10명 가운데 2명은 제주를 꼭 찾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인을 수용할 만한 여건도 중요하다. 국제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를 찾을 수 있는 지리적인 여건이 좋고, 부족하지만 그에 맞는 항만시설을 준비했다는 점이다.
2009년 제주를 방문한 크루즈유람선이 36회 그쳤지만 올해는 이미 170회에 이른다.
또 제주직항 항공편이 중국을 연결하고 있다. 제주와 중국을 잇는 직항노선이 활발하다는 점은 접근성이 쉽고 편리하다는 점이다.
제도적인 강점도 많다. 무비자 입국이 대표적이다. 쉽게 제주를 찾을 수 있는 여건이고 여기에 5억 원 이상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영주권 허용도 중국인들이 제주방문을 장점으로 보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유네스코 자연분야 3관왕과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도 제주도라는 관광 상품을 해외에 홍보하데 장점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 지역 경제 영향은?
외국인관광객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활성화 효과는 각종 지표를 보면 분명하다.
우선 한국능률협회에 따르면 외국인관광객 200만 명 유치 시 관광수입은 2조6000억 원 정도로, 이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3조2000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1조7000억 원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도 외국인관광객 10% 증가할 때 GRDP가 연평균 3.3% 증가하고, 취업자 수 연평균 0.27% 증가, 실업률 0.01% 감소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8월 한국은행 제주지역본부가 지역경제보고서를 통해서도 관광객 증가가 생산, 재래시장매출, 고용 등 도민생활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불러오고 있음이 확인하고 있다.
특히 카지노수입과 출국세를 통해 거두어들이는 관광진흥기금은 2009년 88억 원에서 2012년 156억 원으로 증가했다.
각종 지표가 현실감이 없어 보인다면 제주시와 서귀포시내 주요 거리에서 수많은 중국인관광객을 직접 만나보면 된다.
대부분은 쇼핑을 하고 먹고 즐기고 있다. 외국인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쉽게 지역 가게를 찾아 쇼핑을 즐긴다. 심지어 중국인 쇼핑관광객을 의식해 업종을 바꾸는 사례도 빈번하다.
◈ 중국인 관광객 편중의 문제는 없나
걱정할 만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난다고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급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이 거품처럼 꺼져버리면 어떻게 되느냐? 는 걱정으로,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하루아침에 침몰할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면 당분간 중국인 관광객의 제주 방문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관광패턴이다. 지금은 단체관광객 중심으로 단순쇼핑중심의 저가관광상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지속가능한 관광산업이 그 나라와 도시의 문화를 즐기고 자연환경을 이용하는 것이고, 더 발전된 관광형태는 레저 휴양관광이라고 할 때 앞으로 중국인 관광시장도 그렇게 성장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다.
또 하나는 일본관광시장처럼 중국 관광시장이 침체될 것에 대비하자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관광법인 여유법 시행으로 지난 8월 하루 8천명이던 관광객이 이달에는 3천명으로 감소했다.
관광전문가들은 "이미 관광도시로 성장한 제주도가 앞으로는 숫자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을 한다. 양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자는 지적이다.
관광객 1천만 명 돌파, 200만 명 돌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속성장이 가능한 관광도시로 유지하고 지역경제가 고루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