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서울대는 논란에도 아랑곳없이 12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단독 후보로 올라온 A 씨의 성악과 교수 채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석연치 않은 심사 과정을 놓고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교수 채용 심의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교무처 관계자는 10일 "이번 주 열릴 예정이던 대학본부 인사위원회 심의에 성악과 교수 채용 건은 올라가지 않는다"며 "언제 올라갈지 현재로서는 예정에 없다"고 밝혔다.
심의 연기 결정은 성악과 내부 교수들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데다, 무더기 탈락한 지원자들이 소명서를 제출하는 등 반발이 거세진 데 따른 판단으로 보인다.
특히 음악학계 원로들과 현직교수 등 100여명이 반대 의견서를 제출한 점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주변의 관측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지원자 7명 가운데 6명이 1단계 심사에서 무더기 탈락하는가 하면, 2단계 심사 오디션에서도 심사위원 4명이 A 씨에게 만점인 100점을 몰아줘 '물밑 내정자 밀어주기'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A 씨의 미국 한 아카데미 수료증을 '박사 상응 학위'로 인정한 점, 1단계 심사시 3배수 후보를 올리게 한 학내 규정을 어긴 점 등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무더기 탈락한 지원자들이 소명서를 제출하며 집단 반발하는가 하면, 현재 서울대 음대 성악과 교수들 사이에도 A씨 임용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음악 학계 원로들과 현직 교수 150여 명도 "이번 '박사 경력' 인정은 그동안의 서울대 전임교수 채용 관례에 어긋난 것"이란 요지의 의견서를 학교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정부 당국도 이번 공채 과정 전반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서울대 교수 채용 논란과 관련해 과정상 문제가 있던 것은 아닌지 확인중"이라며 "100여 명의 원로 및 현직교수가 이런 의견서를 전달했다면 의견 주신 분들이 많은 것으로 판단돼 팩트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대측은 A 씨의 학위 인정은 물론, 심사 과정 전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상직 음대 부학장은 "미국의 '아티스트 디플로마'는 박사 학위에 상응한다고 규정에 명시돼있다"며 "석사학위 또는 디플로마 소지자로서 공고일로부터 7년 이내 연구실적이 1000점 이상인 자는 박사경력을 인정하도록 돼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