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기장, B-777 몰고 샌프란시스코 착륙 첫경험"

현지조사단, “활주로 방파제에 꼬리부분 충돌” 확인.. 조종미숙 속단은 일러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던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수석 부사장(@eunner)이 여객기에서 빠져나오면서 촬영해 트위터에 올린 사진
사고가 난 아시아나 여객기를 조종한 부기장은 기종 변환을 위한 관숙비행 중이었고, B-777을 몰고 9번 이착륙을 한 경험이 있었지만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처음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8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우리 측 현지조사단의 1차 조사 결과, 아시아나 여객기 사고는 “항공기가 착륙과정에서 해안에 방파제 턱에 꼬리부분이 충돌하면서 발생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항공기 맨 뒤쪽 비상구 뒷부분이 충격으로 떨어져 나갔고, 동체는 그대로 활주로에 비상착륙했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떨어져 나간 부분이 더 앞 부분이었다면 뒷좌석 승객들이 떨어져 나가고, 동체도 그 충격으로 찢어지는 등 피해가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돌 1.5초 전 항공기가 고도를 다시 높였다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의 공식발표에 대해, 최 실장은 “블랙박스를 예비분석한 결과이므로 객관적 조사결과라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조종사 과실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우리시각으로 오전 6시부터 실시된 우리 측 조사단의 조종사 단독 면담조사와 관련해서도 “내일 미국 NTSB와 합동으로 면담조사가 예정돼 있다”며 “결과 발표여부는 협의하겠지만, 공개가 안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여객기를 조종하던 부기장은 당시 베테랑 기장의 지도 아래 관숙비행을 하고 있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관숙비행은 항공기 기종을 전환할 때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다른 기종의 운항 경험이 풍부하더라도 기종을 전환하면 관숙비행을 통해 해당 기종에 대한 이착륙 경험을 20회 이상 쌓아야 한다.

당시 사고기를 조종하던 이모(56) 부기장은 9천700시간 이상의 비행경험이 있었지만, B-777 기종의 운항시간은 43시간에 불과했고, 이착륙 경험도 9차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관숙비행 중이던 부기장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국토부는 “조종사의 비행경험이 충분했고, 당시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계기착륙유도장치(글라이드 슬로프)가 꺼져 있었지만 다른 장비의 도움으로 착륙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조종미숙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조종사 면담 외에도 관제탑과의 교신기록과 블랙박스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지기 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예정이다.

실제로 지난 1997년 대한항공의 괌 사고는 사고원인 조사에 2년 6개월이 걸렸고, 1999년 대한항공의 런던 스탠스태드 공항 사고는 조사에 3년 7개월이 소요됐다.

국토부는 우리 측 현지 조사단이 미국 NTSB와 공동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블랙박스 판독을 위해 현지조사단 2명에 더해 추가로 조사단 2명을 워싱턴에 파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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