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납법인 A사는 국내 경매 낙찰총액 1위 작가인 이우환의 ''조응''(1억원)을 경매회사를 통해 구입했다. A사는 국세청이 체납세금을 징수하기 위해 압류에 착수하자 압류 조치를 피하기 위해 수억원의 체납액 전액을 일시에 납부했다.
소아과의사인 체납자 B씨는 병원 운영에 따른 종합소득세 등을 납부하지 않고 배우자 명의로 7억원 상당의 도자기와 국내 유명 작가의 미술품을 구입했다. 국세청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B씨가 보관중인 오원 장승업의 ''영모도''(7천만원)를 압류했다.
개인사업자인 C씨는 체납세를 납부할 여력이 있지만 고의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채 9천만원에 달하는 전광영의 ''집합''을 미술품 전문 수장고에 보관해 오다 적발돼 압류당했다.
역시 고액납자인 치과의사 D씨는 세계 유수의 미술품 경매사인 크리스티(영국), 신와옥션(일본)을 통해 쿠사마 야요이의 ''Fallen Flower'' 등 5억원 상당의 유명 미술품을 거액에 낙찰받아 국내로 반입했다. D씨는 이 작품들을 매각한 후 매각대금을 숨겨 국세청의 자금 추적을 받고 있다.
4일 국세청에 따르면 고액 체납자들은 체납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재산을 보유하기 위해 국내 유명 미술품 경매회사, 갤러리, 아트페어로부터 미술품 등을 직접 구입해 은닉하는 수법을 일반적으로 쓴다.
크리스티(미국·영국·일본 등) 등 외국의 유명 경매회사나 갤러리로부터 수억원대에 달하는 미술품과 악기, 골동품 등을 수입하고 매각대금을 은닉하는 경우도 있다.
일부 체납자들은 소득이 없는 배우자 명의로 고가의 미술품이나 골동품을 집중 구입해 은닉·매각함으로써 체납추적을 교묘히 피하는 수법도 쓴다.
국세청은 9월 중 이들 고액체납자들의 집과 직장 등에 대한 수색을 실시해 모두 30명으로부터 총 23점의 미술품과 골동품 등을 찾아내 압류 조치했다고 4일 밝혔다.
국세청은 고액·상습체납자의 생활실태를 면밀히 파악해 미술품, 골동품, 고가의 동산 등에 대해 현장 중심의 징수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