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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왕성의 위성 트리톤에는 바다가 있다…생명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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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톤은 1846년 영국의 천문학자 윌리엄 라셀에 의해 발견됐다. 해왕성의 13개 위성 가운데 가장 큰 트리톤은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NASA(미항공우주국)의 보이저 2호 우주선이 근접해 관찰한 결과 트리톤은 대부분 물이 얼어붙은 형태의 얼음이었으며 질소, 메탄, 이산화탄소 등의 성분이 있었다.

트리톤의 밀도는 매우 높으며 내부에는 규산염 바위로 이뤄진 큰 핵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바위인 핵과 얼어붙은 표면 사이에는 과거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으며 과학자들은 이 바다가 지금도 존재하는지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 카이퍼벨트에서 온 천체

지름이 약 2,700km인 트리톤은 태양계의 달 가운데 매우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행성은 젊은 별(항성)의 주위를 원반 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먼지와 가스로부터 만들어진다. 이 원반 모양의 먼지와 가스는 내부의 젊은 별을 축으로 모두 같은 방향으로 돈다. 이 때문에 오늘날의 태양계와 같이 대부분의 행성과 달은 동일한 방향으로 돌게 되는데 이처럼 같은 방향으로 도는 궤도를 ''순행궤도''라고 한다.

그런데 간혹 반대 방향의 궤도를 도는 천체가 있으며 이를 ''역행궤도''라고 한다. 트리톤이 바로 역행위성이다. 즉 해왕성의 다른 12개 위성과 반대 방향으로 돌고 있는 것이다. 물론 지구와 달의 공전 방향과도 반대다. 이는 트리톤이 다른 위성과는 달리 해왕성 주변에서 만들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역행위성의 경우 같은 성운 내에서 형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초기의 태양계는 매우 격렬한 공간으로 많은 천체들의 궤도가 변하고, 상호 충돌했는데 트리톤은 이 과정에서 해왕성 밖에 있는 카이퍼벨트(Kuiper belt)로 부터 튕겨져 들어와 해왕성의 위성으로 붙잡힌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카이퍼 벨트는 태양계의 해왕성 궤도보다 바깥에 도넛 모양으로 밀집한 천체의 영역이다. 주로 물과 얼음으로 구성된 작은 천체이며 보통 소행성으로 취급된다.

트리톤은 해왕성의 궤도로 들어온 직후 심한 타원형의 이심궤도를 돌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종류의 궤도를 도는 별은 조수 간만의 차가 매우 크고, 조수는 해저와의 마찰에 의해 에너지 손실을 가져온다. 이 손실되는 에너지가 열로 바뀌면서 트리톤 표면 얼음의 아래층 일부를 녹여 바다가 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미국 메릴랜드 대학 조디 가에만, 제임스 로버트, 사스와타 하이어-마줌더 연구팀은 트리톤과 관련, 바다의 존재와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등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해 과학 학술잡지인 이카루스 8월호에 실렸다.

조수에 의한 에너지의 손실은 점차 트리톤의 궤도에도 영향을 미쳐 심한 타원형에서 보다 원에 가까운 궤도로 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조류의 해저 마찰로 인해 해수 흐름이나 지구 자전 운동량이 감소하는 현상을 조석소산 (tidal dissipation)이라고 한다.

◈ 내부 열 공급

조수의 마찰로 발생하는 열 이외에 또 다른 열원(熱源)도 트리톤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방사붕괴에 의한 열이다. 이 열은 방사능 동위원소의 붕괴에 의해 발생하는데 수십억 년 동안 열을 만들 수 있다. 방사붕괴에 의한 열은 조수로 생기는 열보다 몇 배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 열만으로 45억 년간 트리톤에 액체 상태의 바다를 유지시키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여전히 액체상태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조석소산은 이로 인해 생기는 열을 표면얼음의 아래 바닥에 집중하게 만들어 얼음의 성장을 막고, 동시에 조수에 의해 데워진 담요 역할을 함으로써 더 차가워지는 것을 막아주었다. 이 현상도 과거 트리톤의 온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어-마줌더 교수는 "조석소산이 얼음의 밑바닥에 집중되는 현상은 이미 알려진 내용이지만 이것이 동결 속도와 얼음 아래 바다 상태를 유지하는데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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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의 존재

트리톤이 해왕성에 붙잡혀 궤도를 돌게 된 정확한 시기와 공전 궤도가 최초에는 이심률이 심한 타원형에서 오늘날과 같이 둥근 원 모양으로 바뀌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는 알 수 없다. 현재의 트리톤 궤도는 거의 정확한 원 모양이다.

궤도의 모양이 어떻게 진화돼 왔는지를 조사하는 것은 조수에 의해 발생한 열이 어느 정도이며 얼음으로 이뤄진 표면 아래에 여전히 바다가 존재하는지 알아내는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트리톤은 식게 되면 표면의 빙상들이 커져서 그 밑의 바다도 얼어붙게 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표면 얼음의 두께가 조수소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고, 그 결과 표면 아래의 바다도 얼어붙게 하는지를 계산했다.

트리톤의 표면 얼음이 얇으면 조수의 힘은 더욱 뚜렷한 효과를 갖고, 열 공급도 증가시킨다. 반대로 표면의 얼음이 두꺼우면 트리톤은 더욱 딱딱해지고 조수에 의한 열 공급도 감소한다.

하이어 마줌더 교수는 "트리톤의 표면 아래에는 암모니아가 풍부한 바다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트리톤의 내부와 과거에 대해 우리가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트리톤 내부의 바위 핵에 대한 정확한 크기도 알지 못한다. 만약 핵의 크기가 이번 연구의 계산에 사용된 수치보다 크다면 방사붕괴에 의한 열이 증가하고, 그 만큼 바다의 크기도 증가할 것이다.

트리톤의 바다 깊이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을 것이다. 조수소산의 에너지는 극지방에 집중되기 때문에 극지방에 가까울수록 바다의 깊이는 깊어진다. 뿐만 아니라 최근의 계산에 의하면 태양계의 외부에 있는 얼음 물체는 15%에 이르는 암모니아를 함유한다. 암모니아가 풍부한 휘발성의 물질은 고체가 액체로 변하는 임계온도를 낮춘다. 그리고 그런 휘발성 물질의 존재는 표면 얼음의 아래에 액체 층이 유지되는데 도움을 준다.

◈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태양계에서 얼음으로 덮인 천체의 표면 아래 바다는 원시적 형태의 지구 밖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을 제공한다.

여전히 많은 논쟁이 있지만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후보다. 과학자들은 트리톤의 바다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유로파보다 훨씬 낮지만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트리톤의 표면 아래 바다에는 암모니아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물이 어는 온도를 낮춰줌으로써 생명체가 살기에 더 적합한 조건이 될 수도 있다. 트리톤 바다의 온도는 섭씨 영하 97도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온도에서는 생화학적인 반응이 상당히 늦어지기 때문에 생명체의 진화가 방해를 받게 된다. 그러나 지구상의 효소들은 영하 103도에서 생화학적 반응이 빨라지는 현상이 발견된 바 있다.

가능성이 훨씬 낮긴 하지만, 규소의 경우 탄소를 대신해 생명체의 기초로 실제 이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트리톤에는 규소에 바탕을 둔 생명체가 살아갈 가능성도 있다.

수소화규소는 탄화수소와 구조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적절한 조건이 주어지지만 생명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 이용될 수 있다. 트리톤은 몹시 춥고 탄소가 충분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규소에 바탕을 둔 생명체에게 적절한 조건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수소화규소가 트리톤과 같은 특수한 환경 조건에서 어떤 특성을 나타내는지 충분히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고 단정 지어 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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