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의혹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보한 현영희 의원의 전 수행비서가 자신이 직접 3억원이 든 쇼핑백을 전달했다는 구체적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행비서 정 모 씨의 진술에 따르면 정 씨는 지난 3월 15일 오후 3시쯤 부산 범천동의 한 빌딩 15층에 위치한 현 의원의 남편 사무실에서 현 의원으로부터 3억원을 건네받았다.
은색 쇼핑백을 전달한 현 의원은 이자리에서 "3억원이 들어있다"고 액수를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 씨는 돈을 챙겨 오후 4시쯤 부산역에서 서울행 KTX를 탔고 오후 7시쯤 서울역에 위치한 한 한식당에서 돈 전달자로 지목된 조모 씨를 만났다.
조 씨는 돈을 전달 받아 자신이 준비해온 루이비통 가방에 옮겨 담았고 그 자리에서 현기환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받은 현 전 의원이 "회의 중이어서 길게 통화할 수 없다"고 해 이내 ''만나자''는 문자를 보냈고 ''알았다''는 답장이 왔다는 것이 정 씨 진술 내용의 골자다.
정 씨는 이같은 내용을 빼곡히 기록한 일지 형식의 노트와 은색 쇼핑백 사진까지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는 정 씨의 진술이 워낙 구체적인데다 현 의원과 가족의 입출금 내역 등 금융기록, 그리고 당사자들의 통화기록 등을 살펴본 결과 제보 내용이 상당히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진술에 대해 조 모 씨는 "현 전 의원은 2008년 이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현기환, 현영희 두사람이 나보다 서로 더 친한 사인데 왜 나를 통해 돈을 전달했겠냐"라며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