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등록세 90만원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주인도 모르는 사이 1억원 상당의 부동산이 공매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김 모(40)씨는 지난 2010년 1월 서울 양천구청으로부터 황당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김 씨가 미납한 자동차 등록세 90만원 때문에 김 씨 어머니 소유의 1억원 상당 토지가 압류가 돼 공매가 이뤄졌다며 90만원을 제한 9천여만원을 찾아가라는 것이었다. 전화를 받고나서야 김 씨는 자동차 등록세를 미납한 사실도 알게됐다.
◈ 2008년부터 진행된 압류 절차, 어떻게 당사자도 몰랐을까 김 씨는 지난 2006년 장애 등급 3급을 받은 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 어머니와 공동 명의의 차를 구입했다.
김 씨가 그 해 말에 결혼을 하면서 분가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면세됐던 자동차 등록세 90만원이 부과된 것이다. 당시 김 씨는 면세됐던 세금이 다시 부과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7년, 등록세 미납으로 차량 압류 절차가 시작됐고 급기야 2010년 1월 어머니 소유의 땅이 공매됐다는 전화까지 받게 된 것이다.
김 씨가 더욱 억울한 것은 압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단 한차례도 고지 받지 못했다는 것. 구청이 발송한 압류 고지서가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살고 있던 김 씨 어머니 주소가 아닌 ''전북 김제시 죽산면 죽산리 25-8''로 발송됐기 때문이다.
김 씨는 김제는 태어나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낯선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씨의 어머니가 과거 3년 동안 ''죽산리 25-8''에 거주한 적은 있다. 하지만 전북 김제가 아닌 경기도 안성의 죽산면 ''죽산리 25-8'' 였다. 잘못된 주소지로 압류 사실을 알렸기 때문에 김 씨는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던 것이다.
구청은 압류 사실을 엉뚱한 곳에 알려놓고는 압류의 다음 절차인 공매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공매를 한다는 사실을 통보하기 위한 공매 예고 통지서도 김 씨의 어머니와 김 씨가 거주하는 구의동이 아닌 10개월 전에 거주했던 송파구로 보내졌기 때문에 공매 진행 사실도 전혀 알 수 없었다.
◈ 여러 필지 가운데, 왜 하필 가장 크고 좋은 땅을 공매 처분했나 김 씨 어머니는 토지 주인인데도 불구하고 토지가 거래된 사실도 모르고 있다가 양천 구청으로부터 등록세 90만원을 제한 9200여 만 원을 찾아가라는 전화에 이 모든 사실을 한꺼번에 알게 됐다.
김 씨는 90만원 체납때문으로 공매를 진행하더라도 왜 하필 가장 평수가 큰 땅을 팔아 더 큰 피해를 줬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 씨 어머니는 경기도 안성에 800평의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 해당 토지는 20평, 50평, 60평 ,80평, 90평, 180평. 330평으로 7필지로 나누어져 있는데 공매가 된 것은 가장 큰 평수인 330평 토지였다.
김 씨는 "90여 만 원 때문에 공매를 진행한다면 작은 필지의 토지를 공매해도 되는데 왜 굳이 제일 큰 토지를 공매 했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대해 양천구청은 "공매 절차를 진행할 때는 빨리 미납금을 내라는 압박의 성격이 더 크기 때문에 큰 토지를 팔게 됐다"고 해명했다.
김 씨는 지난 2011년 양천구청을 상대로 공매 취소 소송을 진행했고 두 번의 소송 끝에 승소해 토지를 되찾았다.
하지만 변호사 비용 등 소송비용을 물어달라고 양천구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은 패소해 오히려 양천구청에 700만원을 물어 줄 상황에 처했다.
양천 구청측은 "모든 잘못을 인정한다"면서도 "김 씨가 손해배상소송에서 패소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법원의 판결이기 때문에 구청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