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 의원실에서 보낸 MMS^ 국회 관계자 제공]
새누리당의 한 초선 국회의원이 인재육성 행사를 열겠다며 기업들에게 거액의 협찬금을 모금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국회의원 특권포기와 쇄신에 나서겠다는 19대 국회에서 이제 갓 국회의원이 된 초선 의원이 지역 행사를 하겠다며 기업에 금전적 도움을 요구한 것으로 볼 수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복수의 여야 관계자들에 따르면 새누리당 전하진(경기 성남 분당을) 의원실은 국회 미래인재육성포럼과 A협회가 다음달 12일 분당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는 인재육성 심포지엄을 위해 개별 기업들에게 각각 최대 2천만원의 협찬금이나 후원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종합하면, 전 의원실 관계자들은 19대 국회 임기 직후인 이달 초순부터 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행사를 여는데 협찬이 필요하다"며 1백만원 대에서 최대 1,000∼2,000만원까지 협찬 금액을 제시했다.
전 의원실 측은 기업 관계자들을 의원실로 직접 부르거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일부 기업들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 의원 스스로도 친분이 있는 몇몇 기업에 이번 행사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 "행사 협찬금은 협회로 내달라"
이 과정에서 전 의원 측은 행사 협찬금과 후원금은 공동주최기관인 A협회 쪽으로 보내달라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CBS가 확보한 전 의원실측의 MMS 메시지에는 "협찬해줘 감사하다. 입금관련 문의는 심포지엄 공동주최기관 OOOO협회 XXX 팀장으로 연락해달라"며 구체적인 협찬 방법을 안내하기도 했다.(*사진 참고)
A협회는 기업가 출신인 전 의원이 한때 협회 지부장을 지내 전 의원과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국회에 게시된 심포지엄 안내 포스터에 협찬 기업은 11개로 나와있다.
기업 명단에는 전 의원의 옛 직장인 한글과 컴퓨터와 전 의원 지역구인 분당 지역에 사옥이 있는 NHN과 SK계열사의 이름도 올라있다. 삼성그룹과 CJ그룹, LG 계열사도 협찬사 명단에 들어있다.
이 행사에 참여한 국회 미래인재육성포럼에는 강은희, 남경필, 김영환, 노웅래, 김회선, 민현주, 이재영, 이현재, 함진규 등 여야 의원 20여명이 참여했으며, 포럼은 국회 연구단체로 등록돼 있다.
◈ 국회 관계자들 "행사 취지는 좋지만, 상당히 부적절
정치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의원이 참여하는 행사에서 기업 협찬이 있을 수 있지만 기업에게 (금전적 후원을)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아직까지 개원도 하지 않은데다 더구나 특권포기와 쇄신을 말하는 19대 국회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도덕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의원이 전화만을 걸어도 부담을 느끼는데, 더구나 의원실에서 협찬금을 요구한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며 "좋은 취지라고 해도 의원실에서 직접 기업 관계자들을 부른 것은 옳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젊은 사람들을 생각해서 제안을 한 것이고, (행사) 취지가 좋다. (비판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원실 관계자들의 기업 협찬금 요청에 대해 "제가 아는 분들한테는 제가 이야기한 것도 있다. 그것조차 문제가 되냐"고 해명했다. 다만 행사 전체예산 등에 대해서는 "협회에서도 하고, 그렇게까지 관여하지 않아 신경을 못 쓰고 있다"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국회의원이 주도하는 행사에 후원을 하는 것은 업계의 관행"이라면서도 "임기 시작한 지 한달도 지나기 전인데 벌써부터 협찬을 요구하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