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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승려들이 호텔방에서 억대 도박판을 벌인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 간부들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일괄사퇴하기로 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승려들이 도박을 하는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된 10일 오전, 조계총 총무원은 회의를 열고 총무원 부장과 실장급 간부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퇴를 표명한 간부들은 총무부장과 기획실장, 재무부장, 사회부장, 문화부장, 호법부장 등이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도박 사태의 책임을 지고 간부들이 사태해결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며 "다음주 쯤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이날 도박판을 벌인 당사자를 종헌종법에 따라 엄벌하라고 긴급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계종 사찰 주지 등이 포함된 승려 8명은 지난달 23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전남 장성군 북하면의 모 관광호텔에 모여,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며 수억 원의 판돈을 건 포커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종 총무원 소속이었던 성호스님은 9일 이같은 내용을 검찰에 고발했다.
성호스님은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한 고발장에서 "조계사 주지 겸 중앙종회의원인 토진 스님 등이 지난달 23일 전남 장성군 북하면의 모 관광호텔 스위트룸에서 밤을 세워가며 수억 원에 달하는 판돈을 걸고 포커도박을 했다"며 "선량한 풍속과 사회질서 등을 위반했으므로 철저히 수사해 엄벌에 처해달라"고 밝혔다.
성호스님은 도박 현장이 찍힌 몰래카메라도 검찰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조계사는 우리나라 불교의 최대 종파인 대한불교조계종의 본사다.
도박판이 벌어진 지난달 23일은 백양사 전 방장 스님의 49재 전날이었다.
고발 당한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은 지난 5일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
문제의 도박 장면을 담은 동영상과 함께 고발장이 9일 검찰에 접수되면서 수사가 시작됐고, 동영상이 이날 언론에도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불교계 일각에서는 도박 장면을 몰래 촬영해 폭로한 경위에 대해서도 문제를 삼고 있다.
반대파들이 상대방을 제거하기 위해 동영상을 찍어 폭로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판돈이 수억 원에 이른다는 내용 등은 부풀려진 것으로 보인다.
고발 내용 등에 대해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자칫 도박 파문으로 조계종이 내분사태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전북 진안 금당사의 전 주지 성호승려가 조계사 주지 겸 중앙종회의원인 토진승려 등 8명을 도박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해 수사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