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디도스 파도''를 넘지 못하고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파도가 지나가면 더 큰 파도가 온다"며 "파도 속에서 허우적거리지 말고 파도를 타고 넘는 것이 정치"라고 했지만 그 스스로가 결국 파도를 넘지 못했다.
지난 7.4 전당대회에서 ''22만명''의 대의원들로부터 당 대표로 선출된지 159일만이다.
당 대표 선출 이후 터진 무상급식 주민투표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한미 FTA 비준안 처리, 디도스 공격사건 등 악재가 이어진 끝에 당 내분을 극복하지 못하고 하차한 것이다.
직접적인 실책은 디도스 공격 사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미적거린데 있다.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의 디도스 공격 사건이 터진 뒤 홍 대표는 대국민 사과를 하고 국정조사나 특검을 수용하라는 당내 요구를 일축한 채 미적거리다 뒤늦게 ''특검 및 국정조사 수용 가능''으로 선회했다.
박근혜 전 대표도 디도스 사건 이후 홍 대표의 대처방식을 본 뒤 자신이 전면에 나서야 할 만큼 위기상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홍준표 체제에 대한 위기감은 지난 5일 최고위원 3명이 동반사퇴하는 것으로 표면화됐다.
하지만 디도스 사건에 대한 ''안이한 대처''는 홍 대표를 물러나게 한 하나의 빌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홍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전횡하려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었다.
소장파와 쇄신파들 사이에서 10.26 재보선 패배 이후 홍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는데 대한 위기감이 확산돼 오던터에 중진들 사이에선 대대적 물갈이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아왔다.
박근혜 전 대표가 공천의 전면에 나서는데 대해 부담감을 갖고 있던 친박계도 여기에 가세했다.
결정적으로는 8일 홍 대표가 내놓은 쇄신안이 그의 사퇴를 재촉했다. 소장파, 쇄신파, 친박, 비박 가리지 않고 "홍 대표가 공천권을 휘두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격하게 반발했다.
홍 대표는 7.4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선출된 직후 "이제 홍준표식 개혁에 착수하겠다"고 포효했지만, 변변한 개혁작업에 착수조차 하지 못한 채 그의 자서전 제목처럼 다시 ''변방''으로 돌아갈 처지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