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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참패를 당한 것은네거티브 선거전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나라당은 선거운동 초기부터 박원순 후보의 병역, 학력, 가족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제기하며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쳐왔다.
특히 박원순 후보의 시민사회운동 자체를 폄하하면서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아름다운 가게의 운영과 기업체들로부터의 후원금을 비판하면서 박원순 후보를''협찬 인생''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네거티브는 박 후보 지지율을 주춤거리게 하는 효과를 내면서 여론조사공표 금지시점에서는 다수의 조사에서 나경원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박원순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가랑비에 옷 젖듯 중도층과 무당파층 일부의 박원순 후보에 대한 지지 유보 또는 이탈을 끌어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한나라당은 선거운동 막판에는 또다시 색깔론을 끄집어냈다.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박 후보의 아름다운재단이 ''좌파'' 시민단체들에 거액을 지원했다"며 색깔론과 흑색선전을 편 데 이어 차명진 전략기획본부장은 "박 후보가 시장 당선에 성공하면 총선을 점령하고 대선을 장악한다는 로드맵과 민주당·민노당을 흡수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면서, "민주화. 복지화라는 민주당의 목표가 종북좌파의 부속품이 돼도 좋은가?"라며 종북좌파 운운하기도 했다.
선거 때마다 터져 나오는 색깔론은 더 이상 국민들에게 먹혀들지 않는다는 것이 지난해지방선거를 비롯해 여러 선거에서 입증이 됐는데도 집권여당의 대표가 앞장서 색깔론을제기함으로서 선거판을 더욱 혼탁 양상으로 끌고 갔다.
야권도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밀려 나경원 후보에 대한 역공에 나서면서 서울시장 선거는 정책선거가 실종되고 네거티브 선거전이 횡행하면서 유권자들의정치 혐오증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오히려 한나라당은 박원순 후보를 공격하다 네거티브 선거전에서 더 손해를 입었다는분석이 나올 정도로 별로 이득이 본 게 없다.
비록 출구조사 결과이긴 하지만 20대와 30대가 압도적인 차이로 박원순 후보를 지지한 것은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전략이 젊은 층에는 전혀 먹혀들지 않았음을의미하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전략이나 색깔론은 50대 이상 고령층에만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자수가 4백6만여명으로 잠정 집계돼 나경원 후보의 지지자는백7십만 명을 조금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상급식 투표자수 2백15만여 명이나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시 오세훈 후보를 지지한 2백 7만여 명에 크게 미달하는 것으로 한나라당이나 나경원 후보의 한계를드러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박원순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이 선거운동 초반 일부 효과를 본 측면이 없지 않지만네거티브의 피해자는 나경원 후보였음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나경원 후보의 ''족벌사학'' 관련이나 ''1억대 고급 피부 클리닉 출입'' 등은 많은 유권자를돌아서게 했다는 분석이나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만흠 정치아카데미원장은 "나경원 후보가 내세울게 없다보니 네거티브 선거전을할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할 수 있었던 건 ''보수층의 위기론을통한 결집''밖에 없었기 때문에 참패한 것"으로 분석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민심이 정부.여당으로부터 이반한 것이 한나라당의 가장 큰패인"이라면서 "네거티브 선거전이 이를 가속화 시킨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4월 총선과 12월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처럼 네거티브 선거전이나 색깔론이 판칠 수도 있지만결코 선거전 승리의 필요충분조건이 아님을 정치권은 각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