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가 마지막까지 저항했던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에는 23일(현지시간) 6개월만에 반군 깃발이 걸렸다.
카다피는 지난 주말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폭격을 등에 업은 반군측의 대공세 끝에 관저로 사용해온 요새마저 내주고 패퇴했다.
반군이 완전 장악한 수도 트리폴리는 승리와 해방감을 만끽하는 시민들로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반군과 시민들은 카다피 동상을 짓밟고 자동차 경적을 울리고 노래를 부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카다피와 살아남은 가족들은 지하터널을 통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외신에서는 카다피가 고향인 시르테 쪽으로 퇴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는 그러나 방송에 나와 건재를 과시했다. 카다피는 한 지역 라디오 방송에 나와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에서 철수한 것은 전술적 이동일 뿐"이라고 말했다. "승리가 아니면 순교할 것"이라며 끝까지 저항할 뜻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마지막 요새가 함락되고 카다피가 축출된 이후에도 리비아 곳곳에서는 카다피 친위부대가 탱크와 미사일을 동원해 반격에 나서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반군의 요새함락을 확인하고 리비아 체제안정을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리비아 자산 동결을 해제하기로 했고 살상용 화학무기 감시에도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