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유전정보가 모두 DNA에 담겨 있다는 생물학의 ''''중심이론(Central Dogma)''''을 뒤집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보고됐다.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와 (주)마크로젠은 한국인 18명의 DNA와 RNA를 동시에 분석해 RNA도 자체적으로 염기서열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유전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저네틱스''''(Nature Genetics)에 이날 게재됐다.
지금까지 생물학에서는 생명 현상을 주관하는 모든 설계도가 DNA에 있다고 믿어왔다.
즉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설계도는 핵 속의 DNA에 저장돼 있고, RNA는 DNA 설계도 원본 중 특정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일부분만 복사한 ''''복사본''''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DNA의 염기서열이 RNA로 똑같이 전사되는 게 아니라, 전사되는 과정에서 염기가 바뀜으로써 DNA에 없던 변이가 RNA에 새롭게 생기는 현상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정선 서울대 교수는 ''''지금까지는 DNA의 특정 변이를 밝히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특성과 질병의 대부분이 설명될 수 있을 것으로 믿어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DNA에 존재하지 않는 변이가 RNA에서 생긴다든가, DNA에 존재하는 변이도 RNA로 발현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새롭게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지금까지 유전체가 밝혀진 CEPH 유럽인, 요루바 아프리카인, 중국인, 일본인에 이어 한국인의 정밀한 유전체 정보를 대량으로 보고했다.
서 교수는 ''''민족마다 대대로 살아온 환경에 따라 이에 적응하기 위한 고유한 유전자 변이를 지니고 있다.''''면서 ''''유럽인과 다른 한민족의 유전체 변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유럽인 중심의 기존 질병 유전자 발굴 연구 방법론에 대해 한계를 지적한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RNA핵산의 단위물질인 뉴클레오티드가 길게 연결된 고분자 유기물.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우라실(U) 등 4종류 염기로 돼 있다. DNA 정보를 복사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