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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3.1절 기념식장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언제 한번 봐요''''라고 한 말이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이란 청와대측의 설명이 예기치 않은 역풍을 불렀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양측의 대화를 소개하며 ''''이 대통령은 ''''언제 한번 봐요''''라고 말했고 이에 손 대표는 ''''예''''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회동을 제안했고 손 대표도 긍정적 답변을 했다고 해석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런 사실관계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있다. 오히려 이처럼 무성의한 제안이 어디 있느냐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안 그래도 냉랭한 양측의 관계가 감정적으로도 더 멀어진 셈이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언제 한번 봐요''라는 말은) 의례적인 말로 본다''''며 ''''그래서 특별히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평가 절하했다.
못 들은 셈 칠 터이니 영수회담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격식을 제대로 갖춰 제안하라는 것으로, 야당을 가볍게 대하는 듯한 태도에 대한 진한 불쾌감이 깔려있다.
민주당이 이처럼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초 신년 좌담회에서도 이번과 비슷한 어법으로 ''''한번 만나야겠죠''''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를 계기로 등원협상에 나섰지만 정작 청와대(정진석 정무수석)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체면을 구겼다는 피해의식이 남아있다.
보다 앞서 지난 2008년 9월에는 당시 정세균 대표가 이 대통령과 회동을 가졌지만, 별 얻은 것 없이 야당의 선명성만 훼손했다는 거센 비판에 부딪힌 적이 있다.
초당적 협력과 상생이란 회동에서의 약속이 불과 며칠 뒤 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선거법 기소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압수수색 등으로 뒤집어지면서 뒤통수를 맞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