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몸 졸업식에 밀가루 뿌리기, 교복찢기 등으로 중·고등학교의 졸업식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졸업 문화를 만들어 가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사하구 감천동에 위치한 부일외국어고등학교는 특정 학생이 아닌 재학생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졸업식을 계획하고 있다.
오는 11일 열리는 부알 외고의 졸업식에는 학생들이 영화제에 참석하는 배우들처럼 레드카펫을 밟고 입장한다. 입장 후에는 자신의 자리에서 졸업가운을 입고 졸업생을 위한 공연과 UCC를 관람하고 교장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졸업장을 수여받는다. 졸업장을 수여받을 때는 졸업생의 꿈과 남기는 말이 담긴 UCC가 상영된다.
졸업식을 기획한 정봉주 교사는 "수상자 위주로 졸업식이 진행되는 것보다 졸업식에 참석한 모든 학생이 다 영화제에 초대받은 주인공처럼 대접받는 졸업식을 컨셉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8일 졸업식을 개최하는 양운중학교는 졸업식이 단순한 연간 행사활동의 하나가 아닌 그동안의 중학생활 결과를 발표하는 장을 만들자는데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의견을 모으고 졸업식을 ''꿈사(Ccumsa) 만들기 Projec''로 진행한다.
''꿈사 만들기 프로젝트''는 양운중학교의 교훈인 ''''꿈을 찾고 키우는 사람''''에서 유래했다.
이를 위해 양운중학교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모인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학년초부터 전교생이 진로탐색파일을 준비하고 다양한 진로탐색 활동을 실시하면서 개개 학생들에게 맞는 진로를 모색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관심 분야가 같은 학생들까지 모여 지도교사와 함께 논문을 작성하거나 졸업작품을 만들었고 이는 8일부터 오는 15일까지 학교 도서관에 전시된다.
또, 각 학급별로 주제를 정해 연극이나 난타공연, 뮤지컬, 아카펠라, 합주 등 다양한 장르를 준비했으며 이는 오는 14일 KBS부산홀에서 무대에 올려진다.
양운중학교 김재표 교장은 "1년 간의 프로젝트 과정을 통해 졸업이 하루의 이벤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계기라는 것을 학생들이 스스로 깨달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진로를 고민하고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졸업식이 굳이 밀가루를 뒤집어쓰고, 알몸을 보이며 난장을 피울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덕문중학교 역시 졸업생 댄스 공연, 비보이 초청 공연, 사물놀이 공연 등 학생들이 그동안의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익혀온 실력을 선보이고 전시회도 여는 등 새로운 형태의 졸업식을 계획했다.
이 같은 졸업식 기획으로 이들 학교들은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문화선도 시범학교로 지정됐다.
해마다 중고등학교의 졸업식장이 ''추태 경연장''이 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들 학교들의 노력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