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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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이 연일 이슈다.
판매부터 중단까지 한주 동안 이 5,000원 짜리 치킨 이야기로 온 나라가 들썩일 정도였다. 외신이 주목할 정도로 한국이 들썩인 이 사태를 짚어보고자 한다.
뉴스의 속사정을 짚어보는 ''Why뉴스'' 17일 주제는 ''5천원 짜리 치킨에 한국이 들썩이는 이유''다.
▶ ''통큰치킨 사태''라 불리는 이번 사건이 외신에도 소개될 정도로 한국사회에선 핫이슈였다. 어떤 부분이 이렇게 사태를 크게 만든걸까?
= 일단 우리 사회에서 소리없이 쌓여가던 상충된 욕구가 이번에 충돌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롯데마트가 통큰치킨 판매 중단을 5일만에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이유로 골목상권 생존권 위협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들었다. 동네치킨 자영업자들의 상권을 일정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실제로 대기업슈퍼마켓 SSM 논란이 몇년 동안 이어졌다. 최근엔 이를 규제하는 유통법과 상생법이 통과되면서, 이런 공감대가 일종의 제도화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치킨을 저렴하게 먹고 싶어하는 소비자로서, 일반 가계의 욕구도 상당히 강하다는 것이 이번 기회에 드러났다.
그 동안은 대놓고 드러나지 않았던 목소리들이다. 실제 통큰치킨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 점포마다 준비한 물량 300마리가 오전 내 다 팔린 것은 물론, 오픈 전까지 순번대기표가 있었다.
▶ 롯데마트는 이렇게 인기가 있을 거라고 상상을 못했나?= 롯데마트 측도 인기를 대충 예상은 했지만, 초반 일주일 반짝할 거라고만 생각했다고 한다.
''값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직접 와서 줄까지 서는 수고를 감수하면서 치킨을 사먹으려는 소비자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는 거다.
이말은 곧, 몇천원에 그만큼 민감한 서민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이 민감함은, 롯데마트 치킨 판매에 몰리는 인기, 그리고 판매 중지에 대한 원성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겠다.
▶ 비슷하게 생존권 침해 논란을 빚었던 이마트 피자가 있었다. 그때도 논란이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다. 치킨이 그만큼 ''서민 아이템''이란 증거일까? = 기본적으로 피자가 치킨만큼 생계형 자영업 품목이 아니라는 대중의 정서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피자헛이나 도미노피자 등 피자 프랜차이즈는 대체로 매장이 넓다. 시설투자도 해야 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큰 업주들이 주로 운영한다. 이마트 쪽에서도 "치킨이 훨씬 더 서민 아이템 아니냐" 이런 입장이다.
▶ 지금 논란은 초반과는 방향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처음에는 대형마트 골목상권 침해에서 논란이 시작됐던 것 같은데 지금은 프랜차이즈업계 폭리에 대한 지적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온다.= ''통큰치킨'' 판매 초기에는 프랜차이즈업계와 롯데마트가 대립하는 양상으로 논란이 흘러가더니 지금은 아예 프랜차이즈업계가 폭리를 취하냐 마냐, 적정 치킨가격이 얼마냐, 이런 내용으로 논란의 내용이 바뀌고 있다.
논란의 시발점이었던 롯데마트는 어느새 사라진 듯한 모습이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골목상권 침해논란은 미제로 남아있는 상태다. 롯데마트는 ''서민가계를 위한다''면서 ''통큰치킨''을 내놓은 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시작조차 되지 못했다. 만약 롯데마트의 주장대로 ''통큰 치킨''이 진짜 서민가계를 위한거고, 통큰치킨이 미끼상품이 아니라면 다른 제품 값도 같이 내렸어야 했다.
▶ 문제의 본질을 따지고 보자면, 결국 SSM과 이마트피자를 비롯해 동네 서민형 자영업이 무너진 상황을 점검해야 할 것 같다. 본질적인 부분의 논의가 흐뜨러지는데는 정치권도 한몫 하지 않았나? = 그렇다. 서민형 자영업 문제는 대기업에게 윤리적 책임을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풀 수 없다. 정부가 나서서 제도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될 문제다.
그런데 그동안 팔짱만 끼고 있던 청와대 정무수석이 갑자기 나타나서 ''대기업 책임론''을 거론했다. 트위터에 롯데마트가 역마진을 보며 ''통큰 치킨''을 판매한다고 지적했다.
판매가 중단되고 누리꾼들 중심으로 롯데마트를 옹호하는 발언들이 나오니까 이번에는 또 대통령이 "치킨값이 비싸다"고 했다. 논란이라는 불에 기름을 붙는 격이다. 제도를 만들어야 할 책임있는 사람들이, 그때그때 대세에 맞는 발언들만 포퓰리즘적으로 그냥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 어디부터 풀어야 할까?
통큰 치킨 문제는 대형마트의 무분별한 확장, 더 나아가 현 한국사회의 불안정한 고용 구조와 자영업 양산 구조까지 연결돼 있다.
일단은 대형마트의 진출에 속수무책인 동네상권을 보호하면서 일반가계의 물가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가 무엇일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상충되는 이 두 부분을 절충하는 지점이 어디인지, 그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