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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의학박사 비리 교수들에게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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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5-08-0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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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자기 합리화나 변명에만 급급해서는 안될 것" 등 질타

전주지방법원 3호 법정(이균형기자/CBS전북)

 


의학계 석, 박사 학위 금품거래 비리 교수들에 대한 선고공판이 진행된 전주지방법원에서 법정에 선 나이 지긋한 교수들은 젊은 판사들로부터 선고에 앞서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명심하고 자성하라''는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

전주지법 형사 2단독 이준명 판사는 4일 오전 전주지법 2호법정에서 ''사회적 지위가 높은 교수님들이 귀에 거슬리는 말을 들을 기회가 없겠지만 이번 기회에 나이 어린 판사의 충고를 귀담아 들어달라"고 운을 뗀 뒤 기소된 교수 9명을 상대로 일장 훈시를 이어갔다.

의학박사 비리로 법정에 선 나이 지긋한 교수들, 젊은 판사들로부터 충고

이 판사는 "배움의 최고경지인 상아탑의 주인답게 그에 걸맞은 권위와 책임을 지녀야 할 교수들이 대학내에서 총, 학장 등 각종 선거부정과 연구비 착복에 논문 표절 등 비리로 얼룩지고 있어 존경심을 가졌던 많은 시민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

이 판사는 "이번 박사 학위비리와 연루된 교수들이 하나같이 의료계 관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학위 매매를 해온 당사자들만의 주장이지 국민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 관행"이라고 말한 뒤 "가짜 박사가 의료행위를 펼치고 있다는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판사는 또 "학계 지성인으로 불리는 교수님들이 학위매매를 하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데 어려움에 처한 제자들에게 참된 학문적인 도움을 줬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라"고 질타했다.

이 판사는 이어 "시민들의 배신감을 감안할 때 교수라고 해서 마냥 선처할 수만은 없다"고 말한 뒤 "앞으로 교수들이 법정에 서는 선고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옆방인 3호 법정에서는 이들 교수들에 대한 쓴소리가 한층 격했다.

엄벌보다는 교수사회 자발적인 각성 통해 그릇된 관행 개선 쪽으로 의견 모아

기소된 7명의 교수들이 법정에 선 가운데 전주지법 형사 4단독 김동완 판사는 "이번 학위비리는 상아탑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사건"이라고 말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소된 교수들이 한결같이 오래된 관행임을 주장하는가 하면, 왜 전북지역만 사건화를 시키느냐며 반성하는 기미가 없이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판사는 특히 "심리과정에서 모 교수는 인문학도 출신이 어떻게 자연계 학위 수여 속사정을 알겠느냐며 본 판사에게 반문한 경우도 있었는데 나는 비록 박사학위를 받지는 않았지만 수차례 논문을 발표할 기회가 있었다며 적어도 논문은 자신이 직접 쓰는 노력과 함께 표절에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쯤은 안다"며 강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김 판사는 이어 "괴테의 ''파우스트''에 보면 극중 인물 파우스트가 읊조리는 대목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끊임없이 각성하고 노력하는 자만이 구원을 얻을 수 있다''라는 대목"이라며 "교수들이 자기 합리화나 변명에만 급급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판사는 "이번 선고를 내리면서 처벌 수위를 놓고 판사들 사이에서도 엄벌하자는 의견이 분분했지만 일단 교수사회 자발적인 각성을 통해 그릇된 관행을 개선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이에 따라 피고인들이 교수직을 유지하는 범위내에서 형량을 정했다고 말했다.

CBS 전북방송 이균형 기자 balancele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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