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6·3지방선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장동혁 대표가 사전투표를 사흘 앞둔 26일, 6·3 지방선거 승부처인 서울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의 합동 유세는 없었다. 오 후보는 당 후보로 선출된 이후 줄곧 장 대표와 거리두기를 해 왔다.
중도·무당층 비율이 높은 수도권 특성상, 지도부와의 '디커플링'이 오히려 효과적인 선거전략이란 판단에서다. 공천 신청 당시 '절윤'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던 양측의 앙금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국민 호소성 기자회견을 한 뒤 성동구 금호동 금남시장으로 이동했다.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을 맡고 있는 최수진 의원의 지역구를 출발지로 택한 것. 공식 선거운동 개시 이래 장 대표가 서울을 순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장 대표는 보수 텃밭인 영남권 및 충청권 위주로 일정을 소화해 왔다. 지지층을 결집시키겠다는 의도도 깔렸지만,
현실적으로는 수도권 후보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사격을 원치 않았던 이유 또한 컸다. 이날 장 대표의 금남시장 유세에도 공동선대위원장인 심교언 건국대 교수와 최 의원, 함인경 대변인, 당 경기지사 경선에 출마했던 이성배 전 아나운서 등
주로 당권파 인사들이 동행했다.
장 대표는 고재현 성동구청장 후보와 박중화 서울시의원 후보 지지를 호소하며, 5·18 폄훼 논란을 자초한 '스타벅스'를 매개로 또다시 이재명 정부를 맹공했다. 그는 쉰 목소리로 "요즘 유세장에 갈 때마다 '이재명의 재판 취소(특검)', 그리고 이재명이 스타벅스 불매운동하는 것, 그 2가지만 얘기하고 다닌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커피 한 잔의 자유가 있다는 얘기만 하고 다니는데, (민주당이) 저한테 '극우', '일베'라고 욕한다"며 "저 보고 선동을 한다는데 저는 국민을 선동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민주당이 다 같이 나서서 저를 욕하는 걸 보니 제가 하는 말이 맞는 말인 것 같다"고도 했다.
민주당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를 비난하며 오 후보와 비교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우리 오세훈 시장은 안 해도 너무 안 했다. 일단 술 먹고 사람 패는 거 안 했다. 술 먹고 창피하니 5·18 핑계 대는 그런 것도 안 했다"며 "여직원 데리고 칸쿤 여행도 안 갔다"고 말했다.
유세를 끝내기 직전에는 또 '스타벅스'를 들어 "(신세계) 정용진 회장은 사과하고 관련된 사람, 인사 조치까지 다 했다. 그런데도 대통령과 장관이 나서서 '스타벅스 커피 마시지 마라'고 하는 나라를 우리가 용납해서 되겠나"라고 반문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6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찾아 인사하는 도중 한 시민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오 후보 캠프에서는 장 대표의 등판을 내심 불편해 하는 기류가 읽힌다.
일부러 동선이 겹치지 않게 후보 스케줄을 짰다는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오 후보는 성동과 마포 경의선숲길을 찾는 장 대표와 달리, 망원동 오찬 후 종로구 정책간담회, 은평구 순회, 용산역 유세 등을 계획했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선거캠프에서 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와 동행하는 일정이 없는 이유를 묻는 질의에 "누차 말씀드렸지만, 당 지도부와 전략적 역할 분담이 매우 중요한 선거 전략"이라고 답했다.
이어
"어차피 지방선거는 생활 행정을 다루는 지자체, 의회 구성을 목표로 하는 선거"라면서 "굳이 중앙당이 개입할 이유는 별로 없어 보인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오 후보는 "서울 선거는 시민동행선대위가 이미 만들어져 있는 만큼 시민들을 전면에 내세워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후보측 관계자는 "(장 대표를 통해) 한 표를 더 얻자고 100표, 1천 표를 잃을 순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