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강세 지역으로 꼽혀온 경기 과천시장 선거판이 3자 구도로 재편되며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개혁 보수를 내세운 제3후보가 가세한 데다 주택개발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판세가 한층 요동치는 분위기다.
양자 대결서 3파전으로…보수 표심 분산 변수
2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과천시장 선거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종천 전 시장과 국민의힘 신계용 시장에 더해 개혁신당 고금란 전 시의회 의장까지 등판했다. 이로써 거대 양당 간 전현직 리턴매치에서 '3파전'으로 재편됐다.
고 전 의장은 최근 국민의힘 기초의원(비례) 공천 신청을 했다가 돌연 탈당하고, 지난 20일 개혁신당에 전격 입당해 시장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진보진영은 김 전 시장 한 명, 보수진영에서는 신 시장과 고 전 의장 등 두 명이 출전해 일부 보수 표심이 갈라질 수 있는 구도다.
더욱이 지역 정치 지형의 변화도 보수진영엔 부담이 될 수 있는 요인이다. 과천은 최근 대선과 총선은 물론 역대 시장선거에서도 보수가 우위였지만,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젊은 세대 유입으로 인구 구성이 바뀌면서 그 격차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과천시 인구현황에 따르면, 4년 전 지방선거 때보다 올해 30~40대 인구는 1600명 이상 증가한 반면, 50~60대는 1200여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사이 치러진 총선과 대선에서 잇따라 국민의힘이 승리했지만, 표 차이는 1천여 표로 절반 가까이 좁혀졌다.
이런 가운데 올 초부터 찬반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정부의 과천 경마장 부지 주택개발 이슈 역시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또 하나의 변수로 꼽힌다.
애초 주택공급에 대한 지역사회 일각의 반발을 기반으로 국민의힘이 주도권을 잡는 양상이었지만, 정부부처가 잇따라 후속 지원대책을 제시하고 일부 마을들을 중심으로 찬성 목소리가 번지면서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과천시장 선거에서 '격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주택정책 충돌 속 공약 제시…자족도시 해법 경쟁
김종천 전 과천시장. 김 전 시장 측 제공각 주자들은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 대해 진보와 보수를 기준으로 찬반이 나뉘면서도, 저마다의 정책 경쟁력을 앞세워 필승을 다짐했다.
김종천 전 시장은 정부의 개발정책을 과천 혁신의 '기회'로 평가했다. 주거 중심의 양적 확대가 아닌, 산업·일자리·교통·생활 인프라 등 4축의 도시개발 설계를 정부와 함께 이뤄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도시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 자족 기능을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다.
특히 김 전 시장은 민선 7기에 대규모 개발을 직접 추진하고 당시 정부의 일방적 주택공급을 협의를 통해 조율했던 경험을 자부했다. 1번 공약은 교통 분야로 신림선 정부청사역 연장, 위례과천선 지정타 연장 등 광역교통망 확대를 통한 교통 스트레스 해소에 방점을 찍었다.
신계용 과천시장. 신 시장 측 제공반면 신계용 시장은 주택공급에 대해 "일방적 졸속행정이자, 도시의 미래를 처참하게 만드는 행위"라며 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대신 경마공원을 지켜내고 서울랜드 등과 연계된 문화관광 클러스터를 만들어 주거와 산업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검증된 행정가' 이미지를 내건 신 시장은 과천형 AI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핵심 공약으로 삼았다. 기존 과천 내 신도시인 지식정보타운과 향후 조성될 막계지구 종합병원, AI 신도시로 이어지는 첨단산업단지화를 추진해 자족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고금란 전 의장의 출마에 대해 김 전 시장은 "선거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고 했고, 신 시장은 "당내 경쟁(경선) 과정에 대한 무책임"을 지적하며 불편한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고금란 전 과천시의회 의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고 전 의장 측 제공고 전 의장은 지역 내 주택 추가공급에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 정부의 이율배반적 정책은 전면 철회해야 된다"며 "국민의힘 세력으로는 이를 막아낼 수 없고 '개혁보수'가 과천 공동체의 지속발전 가치를 실현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거대 양당을 동시 저격했다.
그는 또 "과천에 새롭게 입주한 시민들, 진정한 지역발전을 고민하는 시민들의 공감대 속에서 실용 정책 승부를 펼치겠다"며 "동일 인물들의 정체된 경쟁구도를 타파하고 아동정책의 중앙행정 전문성, 도시환경 개선 설계 역량 등으로 승기를 잡겠다"고 차별화를 꾀했다.
"예측 어려워…다자구도·부동산 민심 변수 촉각"
과천시 도심에 내걸린 경마장 부지 주택개발 관련 찬성(왼쪽), 반대 현수막. 박창주 기자전문가들은 과천 판세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다자 구도와 주택정책 이슈가 승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고공 행진하는 가운데 개혁신당 후보가 일부 보수표를 잠식한다면 표심이 여당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민주당에 부담이 될 여지도 있어 승부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혼전 속에서도 선거 막판 보수궤멸을 의식한 보수층이 결집해 개혁신당 후보의 파급력은 줄어들 것"이라며 "경마장 부지 개발이 판교 수준이면 몰라도, 임대주택 등이 대거 포함될 경우 반발이 계속돼 국민의힘에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