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G의 필승조로 맹활약하는 사이드암 우강훈. LG 트윈스 올해도 LG의 히트 상품이 나왔다. 불펜 필승조 우강훈(23)으로 '제2의 임창용'으로 불릴 만큼 강력한 뱀직구로 올해 LG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LG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롯데와 홈 경기에서 7-4 승리를 거뒀다. 주말 삼성과 대구 원정 1, 2위 대결을 앞두고 기분 좋게 주중 안방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이날 LG는 5회까지 3-1로 앞서 무난하게 승리하는 듯했다. 선발 요니 치리노스가 5이닝을 1점으로 막고, 타선도 3점을 뽑아줬다. 수비 실책 등으로 치리노스의 투구 수가 102개가 된 게 살짝 아쉬웠지만 강력한 불펜으로 승리를 지키는 공식이 이어질 상황이었다.
하지만 홀드 1위 장현식이 6회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2사 1루에서 롯데 1번 타자 빅터 레이예스에게 불의의 동점 홈런을 맞았다. 3구째 시속 135km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우중간 담장을 넘는 아치로 연결됐다.
LG는 그러나 6회말 곧바로 리드를 되찾았다. 상대 유격수 이호준의 다소 아쉬운 수비의 도움 속에 박동원의 내야 안타 등으로 만든 1사 만루. 문성주가 상대 필승 우완 불펜 최이준의 몸쪽 속구를 받아쳐 1루수 키를 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16일 경기 결승타의 주인공 문성주. LG
가장 중요한 순간 LG는 우강훈은 지체 없이 마운드로 올렸다. 7회 등판한 우강훈은 공 12개로 깔끔하게 1이닝을 막았다. 4번 타자 한동희를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한 우강훈은 이후 윤동희, 한태양을 잇따라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우강훈이 안전하게 리드를 지켜내자 LG 타선도 화답했다. 7회말 곧바로 2점을 뽑아내며 쐐기를 박았다. 김진성이 8회 1점을 내줬지만 우익수 최원영의 슈퍼 캐치 속에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고, 마무리 유영찬이 9회 시즌 9세이브째로 구원 1위를 질주했다.
이날 우강훈도 홀드를 추가하며 5개로 공동 1위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장현식이 이날 홀드 대신 쑥스러운 승리를 따내면서 우강훈과 동률이 됐다.
올해 우강훈은 8경기 5홀드 평균자책점(ERA) 2.25로 맹활약하고 있다. 8이닝 동안 탈삼진이 무려 13개일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사이드암 우강훈은 한국과 일본, 미국 무대를 주름잡은 임창용(은퇴)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무브먼트가 좋은 공을 뿌린다. 최고 구속 154km를 찍는 속구는 뱀처럼 휘어져 들어온다. "어릴 때 임창용 선배님 영상을 가장 많이 봤다"고 예전 인터뷰에서 밝힌 우강훈은 이날도 임창용의 뱀직구와 비슷하다는 얘기에 "정말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다만 이날은 탈삼진 결정구가 모두 커브였다. 속구로만 윽박지르는 게 아니라 커브로 타이밍을 잡을 줄도 아는 우강훈이다.
역동적인 투구 폼에서 나오는 뱀직구가 일품은 우강훈. LG 사실 우강훈은 14일 롯데와 1차전에서 1-0으로 앞선 7회 등판했지만 1이닝 3피안타 1실점하며 첫 블론 세이브를 안았다. 팀이 2-1로 이겼지만 6이닝 무실점 호투한 선발 송승기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우강훈은 "저번 경기에 3안타를 맞았을 때 롯데 타자들이 직구를 노린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이후 훈련 때 커브를 주로 던졌는데, 그게 잘 통한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야탑고 출신 우강훈은 지난 2021년 2차 5라운드 41순위, 계약금 4000만 원을 받고 롯데에 입단했다. 곧바로 팔꿈치 수술을 받고 군 복무를 마쳤지만 1군보다는 2군에서 더 많이 뛰었다.
이후 우강훈은 2024년 3월 내야수 손호영과 트레이드로 LG로 이적했다. 꾸준한 노력 끝에 올해 염경엽 감독이 경기 중후반 가장 중요할 때 찾는 투수가 됐다. 우강훈은 "꿈만 같았던 필승조에 들어갔다"면서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잡아서 기분이 좋고, 감독님께서 믿어주신 만큼 자부심을 갖고 던지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우강훈은 롤 모델을 묻는 질문에 일본 출신 세계 최고의 선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꼽았다. 오버핸드 투수인 오타니를 선택한 까닭에 대해 우강훈은 "오타니의 성실함과 멘털을 본받고 싶다"고 밝혔다. 무명에서 일약 LG의 히트 상품으로 떠오른 이유를 알 만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