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지방데이터청 제공부산 지역 고용 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반 년간 이어오던 취업자 증가세가 꺾인 것은 물론, 지역 경제의 허리인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일자리가 가파르게 사라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난 실업률 지표는 양호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질 낮은 일자리로의 쏠림과 특정 산업의 고사 위기가 뚜렷한 '고용 양극화' 양상을 띠고 있다.
15일 동남지방데이터청이 발표한 '2026년 3월 부산시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부산의 취업자 수는 169만 4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천 명(-0.3%) 줄어들었다.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간 지속되던 증가 흐름이 멈추고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산업별 고용 격차다. 특히 지역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만 9천 명이나 급감하며 15.4%의 기록적인 하락 폭을 보였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동산 경기 부진이 현장의 일감을 앗아간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 주력 산업인 제조업 역시 1만 4천 명(-5.6%)이 줄어들며 고용 흡수력이 눈에 띄게 약화됐다.
무너진 자리를 메운 것은 서비스업 중심의 '사회간접자본 및 기타' 분야였다. 이 부문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천 명(0.7%) 늘었는데, 구체적으로는 보건·복지 등 사업·개인·공공서비스(+2만 1천 명)와 전기·운수·통신·금융업(+1만 6천 명)에서 증가세가 뚜렷했다. 제조업·건설업에서 밀려난 인력이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서비스업이나 공공 일자리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크다.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불안 요소가 감지된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안정적인 상용근로자가 2만 명(2.0%) 늘어난 점은 긍정적이나, 임시근로자(-1만 2천 명)와 일용근로자(-8천 명) 등 취약 계층의 일자리는 크게 감소했다. 특히 일용직의 15.0% 급감은 건설업 불황과 궤를 같이한다.
지표상 실업률은 2.5%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취업자 증가에 따른 결과라기보다, 구직 활동 자체를 포기하거나 경제활동인구에서 빠져나간 영향이 섞여 있는 '불황형 지표'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부산의 15세 이상 인구는 전년보다 1만 명 감소했고, 경제활동인구도 1만 1천 명 줄어들며 생산 가능 인구의 유출과 고령화 문제가 고용 통계에 그대로 투영됐다.